주한 미국 대사관 앞 기자회견:
“미국의 이란 전쟁 반대한다, 한국군 파병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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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오전 10시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는 각계 한국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민중공동행동, 노동자연대 등 단체 65곳이 함께했다. (스케치 영상 보기)
이번 기자회견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암살로 중동에서 전쟁 위험이 고조된 가운데 열렸다. 이란은 대응으로서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고, 트럼프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위협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의 전쟁 몰이를 지원하러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할 수 있다.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등지에서는 전쟁 반대 행동이 이어졌는데, 한국 단체들도 그런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추운 날씨였지만 기자회견 장소에는 60명 넘는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고 참가했다. 대학생과 젊은 청년도 많았다. 외신을 포함해 취재진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란 출신 난민인 모세 씨가 참가해 마이크를 잡았다. 모세 씨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것은 권력자들이 아닌 평범한 대중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이란 난민으로서 미국에 의한 전쟁을 반대합니다. 고통은 결국 평범한 국민들이 당하기 때문에 전쟁을 반대합니다. 저는 태어나자마자 이란·이라크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가족들 중에 [당시] 전쟁 때문에 아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세 씨는 미국의 전쟁 위협은 비민주적인 이란 정부에 맞서 싸워 온 민중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미국의 이란 공격은 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란과 전쟁을 벌이려 하는 미국과의 동맹은 한반도 평화도 파괴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꿈도 꾸지 말아야 합니다.”
김지윤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트럼프가 이란 공격을 정당화하려 들먹이는 언사들을 낱낱이 반박했다.
“미국은 이란 공격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라고 떠들어 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동의 독재 정권들을 지원하면서 민중의 해방 염원을 짓밟아 온 것이 바로 미국 정부 아니었습니까?
“뻔뻔하게도 트럼프는 오늘 새벽 이런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이란 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동에 파견한 군대와 무기를 철수하겠다고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이란, 중동을 불구덩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조금치도 물리지 않았습니다.
김지윤 활동가는 노무현의 이라크 파병이 정부의 말과는 달리 중동은 물론 동아시아에도 평화를 가져다 주지 않았음을 상기하며 문재인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추진을 비판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문재인이 신년사에서 말한 남북 평화와 화해가 진실이라면 파병은 절대로 있어선 안 된다고 규탄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와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특히, 박석운 대표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하는 것은 마치 기름통을 쥐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오늘을 시작으로 도심 집회 등 행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과 한국 정부의 파병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목소리는 계속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