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집 휴원 기간에 어린이집 원장들이 보육교사들에게 무급 처리와 연차 휴가 사용을 강요하는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휴원 기간에 등원 아동이 감소해도 ‘출석인정 특례’로 인정해 보육료, 인건비, 수당을 정상 지원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 원장들이 임의로 조정한 출근일정을 통보·강요하며 출근하지 않는 날짜를 무급휴가로 처리하고 연차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이것은 “임금을 깎기 위한 꼼수”(공공운수노조 함미영 보육지부장)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노조가 3월 8~10일 사흘간 보육교사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어린이집 원장들의 임금 삭감 행태를 고발했다.
설문조사 참여자 781명 중 33.7퍼센트의 보육교사가 전원 출근하지 않거나 일부만 출근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들 중 14.4퍼센트가 출근하지 않은 날에 대해 모두 무급 처리됐다고 응답했다. 원장의 강요에 따라 연차휴가를 사용했다고 한 보육교사의 비율은 26.6퍼센트였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무급은 아니지만 연차휴가 강제사용 응답률이 70.6퍼센트에 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보육교사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함미영 보육지부장은 정부의 무대책을 이렇게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원장이] 무급을 강요하는 행위 등은 언급하지도 않았고, 긴급보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경우에 학부모들이 신고할 수 있는 센터만 열어 뒀다. 정부가 해당 지침을 내리고, 긴급 돌봄을 위한 돈을 주기로 했다 해서 역할이 끝나는 게 아니다. 더구나 정부의 지침을 보육 교사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도 않았다.”
함미영 지부장은 “국가적 재난을 기회로 삼아 이윤을 취하는 자들을 고발할 것”이라며 “정부는 원장의 불법 행위를 방지하고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육 교사들은 최근 개학이 2주 더 연장되면서 더 많은 피해를 보게 됐다. 이들은 이달 말에 임금을 받는데,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보육 교사들은 코로나19 확산의 어려운 조건에서도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정부는 보육 교사들의 임금 삭감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