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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에 이어:
울산에서도 화물노동자 파업 승리하다

“임금 떼먹기 중단하라”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에서 집결해 있는 노동자들 ⓒ제공 화물연대본부

4월 15일 울산 화물 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울산지부)의 파업이 승리했다. 노동자들은 올해부터 시행된 안전운임제에 따라 인상된 컨테이너 운송 운임(사실상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파업으로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주요 운송업체 20여 곳이 안전운임제를 준수하기로 약속했다. 그간 운송업체들은 추가 수수료를 챙기면서 노동자들에게는 지급해야 할 운임보다 적게 지급했다.

이에 앞서 4월 10일 울산의 한 운송업체 노동자들은 5일간 파업을 해서 이 ‘추가 수수료’를 폐지했다. 이를 본 다른 업체들 몇 곳도 따라서 안전운임제 준수를 약속했다. 그러자 화물연대 울산지부는 4월 13일 울산 전체로 파업을 확대했다.

노동자들은 단결된 힘을 보여 줬다. 며칠 전 이미 사측에게 안전운임제를 약속받은 노동자들,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택배 노동자들을 포함해 화물연대 울산지부 전체가 함께 파업했다.

연대하러 온 택배 노동자들의 차량 ⓒ김지태

노동자들은 비조합원에게도 안전운임제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실제 성과를 냈다. 이번에 합의한 업체 20여 곳 중 절반 이상이 조합원이 없는 곳들이다. 한 파업 노동자는 말했다.

“비조합원들도 우리와 같은 화물 노동자입니다. 우리가 운송업체들의 편법과 횡포를 막으려면 더 크게 단결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비조합원들도 노조에 가입할 겁니다.”

이번 투쟁에선 파업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한 전술도 사용됐다. 파업 노동자들은 울산 석유화학단지로 들어가는 출입구 4곳과 인근에 있는 울산신항, 온산항의 컨테이너 화물차 진입구를 막고 안전운임제 준수를 약속한 업체 차량만 통과시켰다.

파업 첫날 조합원들은 파업 소식을 미처 몰랐던 노동자들이 오면 처음 한 번만 통과시켰다. 그리고 지지를 호소하면서 유인물을 나눠 주고 파업 중이니 오지 말라고 요청했다. 많은 비조합원들이 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내며 호응했다.

파업 둘째 날부터는 양보하지 않고 버티는 업체들의 공장 출입을 막았다. 울산신항에서는 봉쇄를 뚫으려고 경찰이 개입하기도 했는데, 노동자들이 이 공격을 막아 냈다.

이런 단호한 투쟁 때문에 운송업체들이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울산신항 입구에서 진입차를 막는 화물연대 조합원들 ⓒ김지태

투쟁 확대

광양에 이어 울산에서도 화물 노동자들이 승리한 것은 인상적이다.

지금 전국의 많은 운송사들이 안전운임제 적용을 회피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14개 운송업체와 13개 컨테이너 선사가 안전운임제에 대한 집행정지 행정소송도 접수했다.

이처럼 사용자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공격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위축이 있을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1~2월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4.3퍼센트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된 3~4월에는 타격이 더 컸을 것이다. 사용자들은 이로 인한 이윤 손실을 만회하려고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광양과 울산 화물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에도 투쟁이 가능할 뿐 아니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싸울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지금 다른 지역 화물 노동자들도 투쟁하거나 투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4월 10일부터 제주 BCT차량(시멘트 제품 운송 차량) 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가 시행됐음에도 여전히 “차를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인” 열악한 임금 구조를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부산지역 컨테이너 운송 노동자들도 파업을 논의한다고 한다. 한국 최대 물류 거점인 부산에서 노동자들이 파업한다면 효과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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