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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영국과 유럽연합의 브렉시트 딜레마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브렉시트 난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출처 Number10(플리커)

1년 전 브렉시트는 완전히 지겨울 정도로 헤드라인을 도배했다. 물론 이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이를 대신했고, 이 문제는 따분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치명적이다. 그러나 이제 브렉시트 논란이 전보다 맹렬한 기세로 복귀하고 있다.

영국은 1월 31일에 유럽연합(EU)을 공식적으로 탈퇴했지만, 실제 탈퇴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2020년 말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영국의] 보리스 존슨 정부가 영국과 유럽연합의 미래 관계를 놓고 진행한 협상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고 지금으로서는 어떤 결론이 날지 알 수 없다.

지난주에 유럽연합 측 협상 대표 미셸 바니어는 가장 최근의 협상이 끝난 뒤 “지금껏 영국은 건설적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영국 측 협상 대표 데이비드 프로스트는 일요판 〈데일리 메일〉 인터뷰로 반격에 나섰다.

그 기사는 프로스트를 “노르웨이 주재 영국 대사까지 지내고” 위스키협회 협회장을 맡은 “전직 외교관”으로 멋지게 포장했다.

프로스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종속국이 되지 않을 겁니다. 우리 법률은 우리가 통제한다는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을 겁니다. 유럽연합의 방식에 우리를 가두는 ‘공평한 경쟁’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제 정부는 영국 내부시장법을 도입하려 하는데 이 법은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두고 힘겹게 도출한 합의안을 깨뜨릴 수 있다.

십중팔구 영국과 유럽연합은 유럽연합 어선이 영국 영해로 접근하는 조건을 놓고 서로에게 적잖이 엄포를 놓을 것이다. 그러나 핵심 쟁점은 무역이다.

유럽연합은 영국이 재화와 서비스를 유럽 단일시장에 계속해서 무관세로 팔려면, 유럽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영국도 사실상 동일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공평한 경쟁” 조항이다. 보리스 존슨은 지난해 10월 유럽연합과 브렉시트에 합의하면서 발표한 정치 선언에서는 이 조항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연합은 존슨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완강히 요구 중이다. “템스강의 싱가포르”, 즉 [규제가 약한 것을 이용해서] 낮은 단가로 유럽 대륙 기업들을 약화시킬 수 있는 거대한 이웃 국가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보조금

그래서 유럽연합은 산업 보조금 금지 조처를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따르기를 원한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가 7월에 보도한 대로, 존슨의 수석 보좌관인 도미닉 커밍스가 이끄는 정부 내 브렉시트파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최소한으로만 규제하는 방안”을 지지한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커밍스는 “8억 파운드[1조 2000억 원]를 ‘영국 기업이 진행하는 고위험 고수익 연구’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이런 쟁점에도 불구하고 만약 유럽연합과 영국이 정말로 애쓴다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때까지 영국과 유럽연합은 줄곧 다른 데, 그러니까 팬데믹 대응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이전에 거의 1년 간 공식 정치가 마비된 상황에서도 존슨이 지난해 가을에 재협상으로 탈퇴 합의안을 도출해 내고 하원에서 통과시키기까지 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존슨과 프로스트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 기업과 유럽연합을 연결하는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시킬 텐데, 코로나19 감염이 한 번만 더 폭발해도 경제 위기가 깊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는 피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유럽연합과 급격하게 결별하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니컬라 스터전이 제2차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데에 탄력을 실어주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치 셈법은 복잡하다. 존슨이 끊임없이 유턴하며 정부 상황을 악화시킬수록, 애초 코로나19 대유행을 잘못 처리해서 드러난 그의 냉담하고 무능력한 모습이 끊임없이 주목받게 된다.

대입 시험[을 ‘알고리듬 점수’로 대체하려다 철회한 것]이 그중에서도 가장 중대한 유턴이었다. 그후 우파 주간지 〈스펙테이터〉의 부편집장 이사벨 하드먼은 “보리스 존슨의 80석 차 과반 의석은 장부 상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러나 존슨은 장관과 의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한 가지를 제공한다. 바로 유럽연합과 진정으로 결별하겠다는 확약이다. 존슨은 친유럽연합파를 숙청하거나 침묵시키면서 보수당을 재탄생시켰고, 이제 그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노딜 브렉시트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바니어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끊임없이 강조하지만, 협상 마감일이 가까워질수록 타협을 도출해야 한다는 압력을 유럽연합도 만만찮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존슨이 보기에 하드 브렉시트[유럽단일시장, 관세동맹 등에서 완전히 탈퇴하는 강경한 브렉시트]가 자신의 총리직 유지에 더 유리한 듯하면, 그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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