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택배 노동자들이 이틀째 파업 중인 10월 28일과 29일, 서울복합물류센터를 찾았다. 한 노동자가 사진기자에게 손가락을 내밀며 “이걸 찍으라”고 했다. 일하던 중 레일에 손이 끼어 뼈가 보일 만큼 살점이 찢겨 나가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상처가 너무 심해 허벅지 살을 떼어내 이식했어요. 치료비로 2000만 원을 썼습니다.”
그는 사측에 울분을 토했다. “롯데택배 측은 산재 처리도 안 해 주고, 보상도, 사과도 없었어요. 나와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도 여러 번 사고를 당했지만, 똑같았어요.”
그와 함께 사고가 난 레일 앞으로 갔다. 어느새 여러 노동자들이 우리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너도나도 사진기자에게 손, 손목 등에 난 상처를 보여 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노동자들은 한 목소리로 “레일 사고는 빈번하게 벌어진다”고 했다.
“레일에 손을 다쳐 치료하는데 자비로 500만 원을 썼습니다. 구부리는 게 불편하고 날씨가 추우면 손이 시려요.”
“저도 레일에 끼어 손가락을 다쳤어요. 그런데 생계 문제로 일을 쉴 수 없어 치료도 못 받았습니다.”
노동자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 이익만 좇는 사측에 대한 분노, 그럼에도 생계를 위해 다시 직장에 나와 일할 수밖에 없는 비애감이 느껴졌다. 이런 현실을 바꿔 보자고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으리라.
택배 노동자들은 과중한 업무로 인해 각종 부상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지만, 단지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택배 노동자가 산재 승인을 받은 경우는 400건이라고 한다. 택배 노동자 산재보험 가입률은 15퍼센트 정도라고 하니, 이보다 훨씬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앓았을 것이다. 이번 달에만 6명의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 노동자도 노동자다.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근로기준법·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택배 노동자들이 값싼 수수료(임금) 때문에 밤 늦게까지 과중한 노동을 감당하다 쓰러지고 다치는 만큼,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인 수수료 인상, 분류 작업 전면 개선, 인력 확충이 이뤄져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택배 노동자 투쟁에 건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