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도전 않는 주요 세월호 시민단체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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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기 전에 “끝나지 않은 ‘4월’: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문제 해결에 여전히 진정성 없다”를 읽으시오.
일부 유가족은 정부(해수부·해경)뿐 아니라 정부와 함께 선상 추모식을 준비한 416재단에 대해서도 비판과 불만의 뜻을 내비쳤다. 행사 조율을 맡은 416재단은 행사 당일 3009함을 먼저 나서서 거부하지 않은 듯하다.
416재단은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정부지원재단이다. 이 재단, 그리고 그와 밀접한 관계인 416연대의 주도적 리더들은 온건한 엔지오 활동가들이다. 416재단 운영위원장이자 인권재단 사람 소장인 박래군 씨가 그들의 리더 격이다. 온건파 지도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미적대는 동안, 정부에 맞서 제대로 항의를 건설한 적이 없다.
단적인 예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청와대 직속의 진상 규명 위원회를 약속했지만, 집권 후 손바닥 뒤집듯 국회에 공을 떠넘겼다. 결국 국회는 2기 특조위(사참위)를 박근혜 정부 때의 1기 특조위와 마찬가지로 허약한 조사기구로 만들었다. 그런데 416연대, 416재단의 시민단체 리더들은 전임 정부 때와 달리 현 정부를 정면 비판하지 않았다.
2019년에는 416연대 평회원들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와 416연대 지도부를 비판하는 ‘사발통문’이 돌자, 416연대 지도부(당시 공동대표 박래군 씨)는 “416연대를 궁지로 모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내 논란을 일으켰다. 사실상 정부를 감싼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세월호 운동의 일부였고 “거리의 변호사”라 불리던 박주민 의원(민주당)은 또 다른 예다. 박주민은 세월호 유가족의 기대를 받으며 2016년 5월 국회의원이 됐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박주민은 세월호 약속을 배반하는 민주당/정부에 대한 내부 비판자 구실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처럼 현재 세월호 운동 내의 엔지오 리더들은 민주당 정부와의 협력 기조가 강하다.
독립성
엔지오 운동은 “비정부기구”를 표방하는 것과는 모순되게도 “거버넌스”(협치)를 내세우며 주류 정치권 일부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정치 운동이다. 한국의 엔지오 운동은 역사적으로 민주당/정부와 인적으로 엮여 왔다.
엔지오는 국가나 기업에게서 받는 재정 지원에도 의존한다. 416재단의 경우, 매년 25억 원 정도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이중 대부분은 해수부로부터 나오고 나머지는 해경이 소속돼 있는 행안부로부터 나온다. 이런 관계 속에서는 정부와의 단절, 투쟁이 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독립 국가기구”를 표방하는 사참위도 정권에게서 별로 독립적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약속을 미루고 외면할 때마다 사참위 뒤에 숨어 핑계를 대 왔다. 하지만 사참위는 고의 침몰/구조 방기 의혹 관련 기술적인 추가적 의혹을 제기하거나 음모론적 냄새를 풍기는 문제 제기에 치중해 왔다. 정부에게 별로 위협이 되지 않는 일들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진정한 배경인 친기업적 신자유주의 정책은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계속됐다. 이런 정책 기조는 단지 박근혜 정부나 우파 정당의 산물이 아니라,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한국 지배계급의 필요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런 필요가 여전한, 어쩌면 더 커진 상황에서 집권했다.
또 다른 참사의 배경인 친제국주의 정책(한미 동맹을 위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나 기업-국가 관료 사이의 부정부패 또한 문재인 정부 하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참사의 진실을 드러내고 사회를 바꾸는 일은 검찰이 할 리 없고, 목적이 제한된 사참위가 해낼 수도 없는 문제들이다. 정부에게서 독립적인 대중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생명보다 돈이 우선되는 가치관을 바꾸는 일, 안전보다 효율이 우선되는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일”(416재단 창립선언문)을 이뤄내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