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항쟁, 무장 투쟁으로 전환되는가
〈노동자 연대〉 구독
지난 주말 미얀마 민주주의 시위대에 대한 학살이 다시 늘었다. 군부가 더 “평화적”인 방식으로 시위를 진압하겠다고 선언한 지 고작 며칠 만이다.
군인, 무장 경찰, 총을 쏘는 사복 경찰들이 대거 출동해, 군부 통치에 맞서 석 달째 계속되고 있는 시위를 무력 진압했다.
이는 4월 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회의에 참여한 아세안 국가 대표들은 미얀마 상황을 안정시키려 했다. 시위와 전투가 국경 너머 중국과 타이로 번지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가 여기에 따르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은 명백히 ‘보여 주기용’일 뿐이었다.
항쟁의 중심지인 양곤에서는 사복 경찰이 청년 시위대 수십 명을 경찰 표식이 없는 차량에 밀어 넣었다. 시민들이 이 광경을 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다.
시위대 복장을 한 경찰이 고성능 소총을 들고 시위 대열 언저리에서 사격 자세를 잡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기도 했다.
미얀마 북부 샨주(州)에서는 경찰이 나응키오의 붐비는 거리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윈 나잉 씨가 목숨을 잃었다. 한 60세 노인도 총상으로 숨졌다.
무슬림인 시위 참가자 포 로 씨는 군인들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군인들은 집에서 나오는 민간인은 누구든 발포하겠다고 위협한 후 총을 쐈다.
그러나 상황이 모두 군부 뜻대로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째 정부와 싸워 온 여러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은 새로이 활기를 띠고 군부를 압박하고 있다. 5월 3일 카친독립군(KIA)은 카친주를 공습하는 군 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그보다 며칠 전 카친독립군은 정부군 항공 기지로 쓰이는 바모공항을 포격했다.
전투는 중국 접경지대에서 가장 치열하다. 이 때문에 중국이 불안해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 남부에서는 카렌족 투사들이 타이 접경지대의 정부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많은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이 민주주의 투쟁 지지를 선언했다. 지금까지 이들은 군 병력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교전으로 분산시키는 데에 주력했다.
그러나 미얀마 언론 〈이라와디〉의 보도에 따르면 이제 도시의 수많은 민주주의 항쟁 활동가들이 카친주와 카렌주에 도피해 있다.
그곳에서 이 활동가들은 도시로 돌아가 군부 정권에 맞서 싸우려고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증오스러운 정권에 맞서 운동이 무장 투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압력이 엄청나다. 이는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미얀마 민주주의 항쟁의 막강한 위력은 파업·시위 같은 대중적 전술을 이용해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을 동원한 데에 있었다.
국가의 학살에 맞선 무장 저항은 완전히 정당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양질의 무기와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소수가 중요해지고 대중 저항은 부차화될지도 모를 위험이 따른다. 그렇게 된다면 정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