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항쟁:
평화는 쉽게 오지 않을 것, 더 많은 투쟁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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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또다시 학살이 벌어질 것인가? 아니면 지난주 아세안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교적 안정된 국면으로 접어들 것인가?
서로 모순되는 듯 보이는 두 사태 전개에, 수많은 항쟁 참가자들이 이런 물음을 던지고 있다.
4월 23일까지 민주주의 항쟁 참가자 약 800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구금됐다.
현재 군사 정권 내 일부는 1988년과 2007년에 그랬던 것처럼 공세를 펴서 민주주의 운동을 분쇄하고 싶어 한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문당했다.(관련 기사 본지 357호 ‘미얀마와 민주주의 투쟁’)
최근, 군사 정부 최고위 사령관들이 수도 네피도에서 내린 명령서가 공개됐다.
이 명령서는 민주주의 시위대를 계속 공격하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조우 시 반드시 섬멸할 것.
“폭도가 평화 시위에서 무력 충돌로 수위를 높였다.”
명령서는 장교들이 지시를 “엄격히” 따라야 한다고 명시했다.
우려
한편, 4월 24일 아세안 정상회의에 모인 동남아시아 각국 수반들은 계속되는 살인 진압이 일으킬 파장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중국과 미얀마 대표도 참가한 이번 정상회의는 미얀마 군사 정권을 규탄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폭력 사태가 중단돼야 한다는 데서는 합의를 이뤘다.
몇몇 정상들은 정치수 석방을 요구했다. 이는 미얀마의 혼란이 주변국인 인도·중국·타이로 번질 수 있다는 역내 지배자들의 우려를 주로 반영한 것이다. 그런 불안정은 투자를 끌어들이는 데에 해가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미얀마 내 천연가스전 운영을 걱정하고 있다. 노동자 파업과 시위, 그에 대응하는 군부의 총격 때문이다. 중국은 미얀마 내 중국 소유 공장들을 겨냥한 방화가 빈번한 것에 우려하고 있다.
이런 소요는 민주주의 운동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4월 초, 중국 국경 인근에서 카친족 분리주의 반군이 미얀마 군인 약 100명을 죽였다. 다른 소수민족 집단들도 미얀마 곳곳에서 격렬히 전투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 민주주의 운동 내 일부는 아세안 정상회의 소식에 힘을 얻었고, 다음 수순으로 “인도적 개입” 같은 것의 전 단계로서 아세안 국가들의 특사가 파견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지역 강대국들에 기대를 거는 것은 중대한 실수일 것이다.
이들은 미얀마 정권의 성격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직 “안정”에만 골몰해 있다. 설령 그 “안정”을 위해 민주주의를 희생해야 한다 해도 말이다.
한편, 많은 대도시의 노동자 지구들에는 여전히 바리케이드가 서 있고, 사냥총과 초보적인 무기로 무장한 사람들이 바리케이드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화와 민주주의 회복을 바랄 테지만, 역사의 교훈은 더 많은 투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