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공무원 임금 인상률, 역대 정부 중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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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공무원보수위원회(이하 ‘보수위’)는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1.9~2.2퍼센트로 의결했다. 공무원노조 등 노조 측 위원들은 반대했지만 정부안대로 결정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동안 공무원 임금 평균인상률(2~2.06퍼센트)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낮다.
이 인상률이 얼마나 형편없는 것이냐면, IMF 공황을 핑계로 댔던 김대중 정부나 2008년 금융 위기를 핑계로 2년간 공무원 임금을 동결했던 이명박 정부 때보다도 인상률이 낮다.(김영삼 정부 4.72퍼센트, 김대중 정부 6.2퍼센트, 노무현 정부 2.44퍼센트, 이명박 정부 2.28퍼센트, 박근혜 정부 3퍼센트)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가 인정하지 않던 공무원노조를 인정하고 보수위 등에서 노조 집행부와 협상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그런 협상에서 돌아온 것은 노동조건의 실질적 개선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조건 공격이었다.
지난 2년간도 사실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재정 적자 운운하며 연가보상비 전액 삭감, 수당 공격 등을 해 왔다.
그렇다고 정부가 열악한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에 나선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폐기했을 뿐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추고 이를 근거로 “공공부문 고통 분담” 운운하며 공무원·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을 공격해 왔다.
집권 기간 동안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7.2퍼센트로 박근혜 정부의 평균 인상률(7.4퍼센트)보다 낮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1.5퍼센트로 결정되자, 정부는 곧바로 보수위에서 합의한 공무원 임금 인상률(1.3~1.5퍼센트)을 무시하고 그보다 낮은 0.9퍼센트로 일방 결정했다.
하향 평준화
한편, 정부는 민간 대비 공무원의 임금 수준이 2019년 86.1퍼센트에서 2020년 90.5퍼센트로 격차가 축소됐다고 한다.
하지만 ‘2020년도 민관 보수 수준 실태조사 최종보고서’는 이렇게 발표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민간부문의 특별 급여가 크게 감소하여 공무원과 민간근로자 간 임금 격차는 상당히 축소[됐다.]”
다시 말해, 공무원 임금이 오른 게 아니라 민간부문 임금이 줄어서 격차가 준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민간과 임금 격차가 좁혀졌다는 핑계를 대며 공무원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제하려 한다. 정부는 공무원뿐 아니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 협상에서도 이런 얄팍한 수법을 사용해 왔다.
결국 정부의 논리는 민간과 공공 부문의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향 평준화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재벌 총수나 고위직 관료들의 연봉은 수직 상승 중이다. 그런데 왜 노동자들끼리 바닥을 향해 경주를 해야 하는가? 임금 억제는 이재용, 이중근 같은 범죄 재벌들을 풀어주고 부동산 부자들에게 함박웃음을 선물한 문재인 정부가 할 말은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노동자들의 얄팍한 임금만 억제한다. 정부가 아무리 “공정”을 떠들어도 조국 사태 이후에는 믿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정부가 우리를 향해 ‘코로나 방역의 영웅’이라고 립서비스를 하는 게 별로 반갑지 않다. 오히려 그 위선에 몸서리를 친다.
말장난 대신 실질적인 인력 충원과 노동조건 개선을 원한다. 노동자들의 불만과 요구를 모아 항의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