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 — 그 이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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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 정부가 나토 가입 신청을 공식적으로 결정했다.(두 국가의 나토 가입이 초래할 위험한 결과에 대해서는 지난호에 실린 필자의 기사, ‘미국·나토와 러시아의 대결은 소모전이 돼 가고 있다’를 참조하시오.)
두 나라의 지배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자국의 군국주의를 강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
한국의 일부 좌파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각각 복지국가와 혁신교육의 모델로 예찬하지만, 단편적인 관점이다.
예컨대, 핀란드 국방장관 안티 카이코넨은 이렇게 말했다. “냉전이 끝나자 다른 유럽 국가들은 군비 지출을 줄이고 대적(對敵) 정보 활동을 완화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 1990년대 이래 핀란드 군대는 나토와 연합 훈련을 실시해 왔고, 코소보·보스니아·아프가니스탄에 파병했다. 또, 러시아를 겨냥해 미국으로부터 지대공 미사일과 F-35 전투기 등을 구매했다.
사이버 전쟁 대처 능력에서도 스웨덴과 핀란드는 이스라엘 다음으로 강력하다(브뤼셀 소재 싱크 탱크인 ‘국방보안 의제’의 보고서). 스웨덴과 핀란드는 모두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다.
나토 가입 신청을 주도하고 있는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는 사민당 정부라는 점도 알야야 한다.
복지국가와 혁신교육의 모델?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군사 동맹이 러시아 북쪽 국경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푸틴의 처지에서 보면, 나토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려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가 도리어 자국의 북쪽 국경마저 나토와 맞닿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두 국가의 나토 가입 신청으로 두 제국주의 세력, 즉 미국·나토·유럽연합과 러시아·중국의 대결이 더 첨예해질 듯하다.
푸틴은 핀란드·스웨덴에 나토 군사 자산이 배치된다면 합당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도 “핀란드의 나토 가입 신청은 당연히 양국 관계에 새로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나토가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문제에까지 간섭하려 들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한국이 나토의 첩보 동맹인 사이버방위센터에 가입하자 즉각 반발했다.
요컨대, 나토의 확장은 전쟁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확전 준비이자 제국주의적 갈등을 확산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