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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억류 에티오피아 난민 5명, 입국 결정!

한국 정부의 입국 거부로 인천공항에 두 달 넘게 억류돼 있던 에티오피아 난민 5명이 기쁘게도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을 입국시키라는 법원의 권고를 법무부가 수용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3월 중순 인천공항에 도착해 난민 지위 신청을 했다. 그런데 4월 8일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을 난민 인정 심사에 불회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제대로 된 난민 인정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주지 않으며 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임준형

이때부터 이들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노숙 생활을 해야 했다. 터미널 의자에서 잠을 자고, 지병이 있는 한 명은 적절한 식사를 하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다.

이들은 난민 지원 단체와 변호사들의 도움을 얻어 난민 인정 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에 대한 연대도 조금씩 모이고 있었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긴급하게 진행한 모금에 233만 원이 모였다.

5월 26일 첫 변론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는 루렌도 가족의 일원인 보베테 씨가 참석해 힘을 보탰다. 루렌도 가족 역시 법무부의 입국 불허로 9개월여 동안 인천공항에서 노숙 생활을 했고, 광범한 연대 운동 덕분에 입국해 지난해 난민 인정을 받았다.

첫 변론에서 재판부는 불회부 결정을 취소하라는 조정권고안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그렇게 공항에서 기나긴 절차를 기다리며 버텨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행위 아닌가”, “진짜 난민이면 어떡할 거냐”라고 법무부 측에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법무부가 오늘(5월 31일) 권고안을 받아들여 마침내 에티오피아 난민들이 입국할 수 있게 됐다.

국경 장벽

한국 정부는 난민이 공항이나 항만에서 난민 신청을 하면 일단 입국을 막고서 정식 난민심사 기회를 줄 지 말지 사전 심사(이른바 ‘회부심사’)를 한다. 난민법이 시행된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공항이나 항만에서 난민 신청을 한 1758명 중 56퍼센트(979명)가 이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만큼 많은 난민들이 제대로 된 심사 한 번 받지 못하고 출국당한 것이다.

에티오피아 난민들이 입국할 수 있게 된 것은 이 사전 심사가 얼마나 자의적인지 다시 한 번 보여 준다. 이처럼 정부가 ‘가짜 난민’을 가려내겠다며 취하는 조처들은 모든 난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난민 유입을 차단하는 데 이용될 뿐이다.

정부는 공항과 항만에서 실시하는 사전 심사를 폐지하고 난민의 입국과 안정적 체류를 보장해야 한다. 입국 후 취업과 생계 지원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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