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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파두 씨가 전하는:
외국인보호소의 인종차별적 폭력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무려 22개월간 불법 구금돼 있던 시리아 난민 파두 씨는 올해 4월 4일, 보호소 구금이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을 받아 구금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는 보호소 내에서 당한 폭언과 폭행에 대한 억울함에 여전히 분노하고 있었다. 그를 만나 지난 5개월간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들어 봤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불법 구금됐다가 풀려난 지 5개월이 지났는데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하루하루를 공포와 좌절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일단 아무런 신분증이 없어요. 저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한 것이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을 받고 올해 4월 4일 풀려났는데, 보호소 측은 제 신분증을 돌려주지 않고 있어요.

보호소 측은 한국을 떠나라고 오스트리아로 행선지가 적힌 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줬는데, 오스트리아는 현재 시리아 난민을 받고 있지 않아요. 지금 시리아 난민에게 비자를 주는 나라는 없습니다. 비자가 없으니 오스트리아로 갈 수가 없습니다.

22개월 불법 구금, 고문 그리고 폭력 끝에 파두 씨에게 남은 것은 갈 수 조차 없는 오스트리아로의 여행증명서 ⓒ박이랑

그런데 보호소에서 풀려난 지 6개월이 다 돼 가는데, 한국에서의 체류 허가가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건강보험이 없어 병원에 갈 수도,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어요. 핸드폰도 개통하지 못하고, 계좌도 못 열어요.

그리고 제가 22개월을 불법 구금돼 있는 동안 입은 피해도 보상받지 못하고 있어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외국인보호소 안에 있을 때 전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어요. 지금도 누가 절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을 때 폭력을 당했다고 했는데요. 어떤 상황이었나요?

[구금의 불법 여부를 다투는] 재판 이틀 전인 2022년 3월 16일이었어요. 보호소 측 직원들은 제가 법원에서 승소해 풀려날 것을 우려하고 있었어요. 제가 풀려나 내부에서 겪은 일들을 외부에 폭로하면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보호소 직원들은 저를 일부러 폭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하려고, 욕설을 하며 저를 도발했어요. 저를 계속 구금해야 한다고 법원에서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려고요. 저는 당시 재판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특별히 행동도 조심하고 조용히 지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 오후, 직원들이 소포가 왔다며 저를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로 불러냈어요. 그래서 창고로 직원들을 따라갔는데, 자꾸 선반에 가려 CCTV 카메라가 못 찍는 위치로 저를 이끄는 거예요. 저는 안 가겠다고 했어요. 무슨 짓을 할 것만 같아서 당신들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자꾸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욕설을 하면서 저를 도발하기 시작했어요. 결국 십여 명이 달려들어서 뒤에서 제 목을 조르고 저를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갔고, 그곳에서 폭행을 당했습니다.

증거 자료로 확보한 보호소 내부 CCTV 영상에 이런 장면들이 나옵니다.

일단 외국인보호소에서는 풀려나 자유를 찾았는데,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일단 저를 [방화 협박을 했다고] 부당하게 신고했던 건물주, 저를 체포했던 인종차별적 경찰, 그리고 외국인보호소에서 저를 폭행한 직원들을 처벌받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시리아인입니다. 유엔 난민협약에 따라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어요. 그런데 출입국·외국인청은 제 신분증조차 돌려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던 다른 사람들은 300만 원, 1000만 원씩 보증금을 내거나, 한국인의 보증을 받아서 풀려났어요. 하지만 저는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풀려난 거예요. 저를 구금한 것이 불법이라고 법원이 판결해서 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출입국·외국인청은 제게 왜 신분증을 주지 않는 것인가요?

한국 정부는 제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전 여기에 왜 있는 것이죠? 6개월이 다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한국에 갇혀 있어요.

그리고 자유를 찾았다고요? 저는 한국에서의 자유는 더 이상 원치 않아요.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요. 지금 11년째 제 아이들과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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