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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때 모인 지배자들의 군색한 체제 변호

지난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출처 세계경제포럼

며칠 전 세계경제포럼이 막을 내렸다. 세계경제포럼은 부유한 기업인들과 정계·언론계에 있는 그들의 친구들이 매년 스위스의 산악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우리를 내려다보며 앞으로는 자신들이 더 잘해 보겠다고 약속하는 행사다.

근본적 변화가 시급하다는 점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다. 인류는 좌파적 자유주의 역사가 애덤 투즈가 말한 “다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팬데믹과 경제 혼란, 전쟁, 제국주의적 경쟁, 기후 재앙이 맞물린 위기다.

그러나 다보스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 우파 역사가 니얼 퍼거슨은 “다중 위기” 얘기에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그냥 역사가 지나고 있는 것이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역사는 매우 끔찍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퍼거슨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 점을 인정했다.

다보스에서 나온 설교들 중에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대표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가 쓴 “민주적 자본주의를 옹호하며”라는 것이 있다. 거기서 울프는 자기 주장에 감정적 호소력을 실으려고 자기 부모 얘기를 꺼낸다. 홀로코스트로 가족 대부분을 잃은 그의 부모에게 피난처를 제공해 준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영국)였음을 기억하라면서 말이다.

울프는 이렇게 쓴다. “그런 역사를 보며 나는 ⋯ 경제적 재앙과 맞물린 정치적 실책이 이른바 선진적인 사회에도 파괴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사실을 평생 잊지 않았다.”

그리고 울프는 그런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걱정하며 “포퓰리즘”의 등장을 가리킨다. 그러나 그 현상은 극우의 등장이라고 일컫는 편이 더 정확하다.

울프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최선의 체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쓴다. “보통선거가 대다수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듯하고 시장경제가 대다수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시장경제와 결합된 보통선거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상황에는 결국 정치적 대응이 필요하다 ⋯ 모든 시민에게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모두에게 경제적 기회와 기본적인 사회보장을 약속해야 한다.”

울프는 복지 자본주의의 쇠락을 가져온 것이 그가 줄곧 변호해 온 [마거릿] 대처식 경제 정책[자유무역, 민영화, 사회복지에 대한 공공지출 감축, 정부의 기업 간섭 최소화 등을 뜻함 — 옮긴이]이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울프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격하게 높여 실업을 늘리고 임금을 억제해야 한다고 가장 앞장서서 촉구해 온 자다.

울프는 “지배 엘리트들의 신뢰 실추”를 거론한다. “근로 계층과 중산층이 장기간에 걸쳐 경제적으로 상대적으로 쇠락하고, 이 쇠락이 경제적 쇼크, 특히 [2008~2009년의] 국제 금융 위기로 더 악화”한 탓이다. 그의 이 지적은 옳다.

그러나 국제 금융 위기는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날벼락 같은 “쇼크”가 아니었다. 금융 시장 규제를 완화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부추긴 것이었다. 그리고 이 또한 울프가 가장 앞장서서 변호했던 것이다.

울프는 “특권이 여전히 문제”라고 인정한다. 이는 부유한 기업인들과 나머지인 우리 사이의 막대한 격차를 에둘러 이르는 말이다.

지난해 일반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사치품 소비는 20퍼센트 증가했다. 또, 기업인들은 정치 과정을 쥐락펴락한다. 부유한 탈세자들로 가득한 현 영국 보수당 정부를 보라. 이런 계급 권력 구조가 “모두를 위한 복지”를 가로막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울프의 주장은 더 군색하다. 기후 변화는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바로 울프가 찬양하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위세를 떨치던 시기에 시작됐다.

울프는 혼란스럽다고 인정할 만한 “탈성장” 개념을 기각한다. 그러면서 “최선의 해결책은 기술적 해결책”이라고 우리를 안심시키려 한다. 웃기는 소리다. 우리에게 필요한 대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관철시킬 정치적 의지는 왜 발휘되고 있지 않은가?

그 답도 복지 자본주의의 쇠퇴를 낳은 그 계급 권력 구조에 있다. 다가오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는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에서 열릴 것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세계에서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의 하나다. 그리고 그 나라의 대통령은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의 회장이기도 하다.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다중 위기”의 근저에는 세계 자본주의의 논리가 있다. 울프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옹호하려고 늘어놓는 군색하고 회피적인 주장들은 오히려 왜 이 체제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생태적으로나 무너져 내리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 준다.

진정한 문제는 무엇이 그것을 대체할 것이냐다. 극우의 전진은 진정한 사회주의적 대안을 발전시키는 것이 실로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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