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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고용률 역대 최고라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청년 취업난은 악화하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올해 5월 15~64세 고용률은 69.9퍼센트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2.7퍼센트로 2008년 이후 5월 기준 최저치이다.

이를 두고 부총리 추경호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임에서 “일자리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실제 고용 상황은 그리 낙관할 만하지 않다.

15~64세 고용률 증가는 인구 감소로 인한 영향이 크다. 올해 5월 이 나이대의 인구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7만 5000명 감소했다. 고용은 7만 5000명밖에 늘지 않았는데, 이는 지난해 54만여 명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고용 증가폭이 줄어들었음에도 인구 감소로 인해 고용률은 늘어난 것이다.

60세 미만 취업자는 오히려 2만 8000명이 감소했다. 건설업(-3퍼센트, 6만 6000명 감소), 제조업(-0.9퍼센트, 3만 9000명 감소) 등에서 경기 한파로 인해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 주로 남성이 많이 고용되는 직종에서 고용 한파가 닥친 것 때문에 남성의 고용률도 0.2퍼센트 줄어들었다.

건설업, 제조업 등에서의 일자리 감소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 수주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10.7퍼센트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는 50.6퍼센트 줄어들었다.

정부는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 즉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퍼센트로 기존(1.5퍼센트)보다 낮춰 잡았다. 기대했던 중국 경제 성장세가 미미해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5월 취업자 증가는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이뤄졌다(38만 명 증가). 특히 60세 이상 여성의 고용 증가 폭이 컸는데, 이는 여성이 많이 취업해 온 보건·복지와 숙박·음식점업 등에서의 고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인구 노령화로 인해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의 수요가 늘고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대면 서비스업종의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 부문은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는 등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이런 일자리라도 구하려는 노인층이 많다는 것은 노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 최고 수준이고, 이로 인해 퇴직 후에도 질 낮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65세 이상의 고용률도 OECD 1위이다.

한편 30대 여성 취업자도 11만 명가량 늘어났고, 고용률도 4.3퍼센트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서비스업종의 일자리가 줄고 돌봄 부담이 늘어 취업에서 큰 타격을 받았던 여성들의 고용이 회복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 인상으로 실질임금이 삭감되고, 생활비 부담이 커진 것도 맞벌이 가구의 비중을 높이는 요인인 듯하다.

청년 실업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 9000명이 줄었다. 7개월 연속 내림세이다. 이 나이대의 인구가 줄었음에도 고용률은 하락했다.

특히 20대에서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들은 지난해보다 3만 6000명이 늘어 35만 7000명에 달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와 같은 청년 실업의 원인이 기성 노동조합의 기득권 때문이라고 호도하며 노동자와 청년을 이간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청년 실업의 원인은 정부와 대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2만 2000명 수준으로 2019년 4만 1320명에서 4년 연속 감소했다. 반토막이 난 것이다. 정부의 긴축 기조로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실질임금 삭감과 구조조정 압박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이, 청년 일자리도 대폭 줄어들었다.

대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줄였다. 올해 상반기 500대 대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신규 채용 계획이 없었다. 신규 채용을 계획한 기업들도 인원을 줄이는 경우가 많았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상당한 이윤을 벌어들일 때에도 정규직 고용은 늘리지 않고 기간제 고용을 늘린 바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발표를 보면, 대기업 334곳에서 정규직은 0.2퍼센트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40퍼센트 증가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낸 은행 10곳도 직원 수를 7.5퍼센트 줄이면서 기간제 노동자를 31.4퍼센트 늘렸다.

물가는 올랐지만 임금 인상이 억제돼 올해 1분기 실질임금은 -2.7퍼센트로 역대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이윤 추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 속에 고용된 노동자들과 취업 준비 청년들의 고통이 함께 커지고 있다. 기업들과 정부에 맞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과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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