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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2차 총선:
좌파의 실패 탓에 우파가 총선에서 승리하다

6월 25일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우파 정당 신민주당이 전체 300석 중 158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자의 의석은 48석에 불과할 듯하다.

지난 일요일(6월 25일) 그리스 총선에서 우파 정당 신민주당이 승리해, 현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가 자리를 지켰다.

5월에 치러진 총선에서 신민주당이 1위를 했지만 [정부는 구성되지 않았고], 미초타키스는 신민주당 단독 집권을 노리고 2차 총선을 선포했다.

개표가 98퍼센트 진행된 25일 저녁 현재, 신민주당의 득표율은 40.5퍼센트로 집계됐다. 18퍼센트를 득표한 한때의 급진 정당 시리자보다 22퍼센트포인트 앞선 것이다.

그리스 선거법에 따르면 제1정당은 2차 총선 이후 의석을 최대 50석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신민주당은 전체 300석 중 158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자가 얻을 의석은 48석에 불과하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의 지도적 활동가이자 당 기관지 〈노동자 연대〉 편집자인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이렇게 전했다. “신민주당에 낙승을 안겨 준 책임은 시리자 지도부에 있습니다. [1차 총선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기권하기도 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로 파시스트 정당과 다른 두 극우 정당들이 귀환했다.

스파르타당이 의회 입성 하한선 3퍼센트를 넘긴 5퍼센트를 득표해 13석을 획득했다.

바실리스 스팅가스가 이끄는 스파르타당은, 현재 범죄 조직으로 규정된 황금새벽당 소속 나치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현재 수감 중인 황금새벽당 전 대표 일리아스 카시디아리스 등이 스파르타당을 지지한다.

가르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스파르타당은 황금새벽당의 일부가 정계에 복귀하려고 만든 간판 정당입니다. 좌파는 스파르타당의 의회 진출을 경고 신호로 여겨야 합니다. 스파르타당의 의석 획득은 이번 선거 결과 중 최악의 것입니다.

“사람들은 난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데에 맞서 거리로 나설 태세가 돼 있었습니다. 파시스트의 성장을 저지하기 위해 바로 그런 사람들을 동원해야 합니다.”

이번 선거가 있기 고작 11일 전인 6월 14일에 난민 750명을 태운 배가 그리스 해안에서 전복됐다. 인양된 시신은 81구, 생존자는 104명에 불과하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 고기잡이배를 구조하기 거부하고 배가 전복되는 데에 일조한 자기 책임을 은폐하려 아직도 애쓰고 있다.

난민선 침몰 참사 후 그리스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 ⓒ출처 그리스 〈노동자 연대〉

이에 거대한 시위가 벌어졌지만 그 후 시리자는 대중의 분노에 공명하지 못했다고 가르가나스는 지적했다. “의회 내 [제1]야당인 시리자는, 3일 동안 추모 기간을 갖자는 정부의 결정을 별 말 없이 수용했습니다.

“시리자는 행동을 일절 조직하지 않았습니다. 5월 1차 총선 결과로 시리자 당내 우파가 결집하고 정부를 향한 미온적 반대는 지지받기 어렵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시리자는 2차 총선에서도 1차 때와 같은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시리자의 초라한 선거 성적은 2015년 시리자의 선거 승리 이후 계속된 배신 때문이다. 시리자는 선거에서 이긴 후 유럽연합, 그리스 부유층, 국제통화기금(IMF)에 굴복했다. 시리자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일요일에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역사의 위대하고 창조적인 사이클이 끝났다.” 하지만 치프라스가 말한 사이클은 실패로 점철된 사이클이었고 체제의 규칙을 이용해 체제에 타격을 주려 했기 때문에 그랬다.

극우의 귀환은, 신민주당이 그리스 국경을 걸어 잠그고 지중해로 난민들을 더한층 내모는 등 인종차별 어젠다를 강화한 데에 뒤따른 것이었다.

가르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파시스트의 귀환에 가장 큰 책임은 신민주당 정부 정책에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4년간 이민 문제에 대한 극우의 어젠다를 강화했습니다.”

가르가나스는 신민주당 정부가 3일간의 추모 기간을 설정한 것은 “순전히 위선”이라고 했다. “살인자가 피살자를 추모하는 격입니다.” 가르가나스는, 더한층 기승을 부리는 신민주당의 인종차별이나 점증하는 파시즘의 위협에 대한 좌파의 대응이 “절대 맞서지 않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좌파들은 난민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국경 장벽 문제나 유럽연합의 [난민 거부] 정책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선거 결과가 나온 후, 그리스의 평범한 사람들은 새 정부에 맞서 투쟁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가르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신민주당은 상황이 나아질 것이고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차기 정부의 정책은 더 가혹한 긴축과 공공지출 공격일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의 반격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권했던 사람들도 임금 삭감과 국민보건서비스 긴축에 맞선 파업 투쟁의 전선에 나설 것입니다.”

가르가나스는 항의가 “거리 시위로, 파업으로, 황금새벽당을 감옥으로 보낸 반(反)파시즘 운동 건설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자가 의회적 길을 통해 변화를 가져다주리라는 희망이 한때 컸습니다. 이제 그런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그것이 환상이었음을 수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이를 명심해야 합니다. 승리를 쟁취하는 데에 필요한 전략은 혁명적 좌파를 건설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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