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좌파의 총선 패배:
시리자는 왜 실패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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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자가 2015년 총선에서 승리했을 때, 많은 좌파들이 이제 긴축을 끝장낼 길이 열렸다고 봤다. 하지만 집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리자는 지지자들을 저버렸다. 올해 5월 21일 그리스에서 시리자가 몰락한 원인도 여기에 있다.
시리자가 2015년 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했을 때, 유럽 전역의 수많은 사회주의자들이 환호했다.
당시 기업주들과 정부들은 2008년 금융 위기에 대응해 도처에서 혹독한 긴축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긴축을 끝장내겠다고 공약한 정당이 마침내 집권한 것이었다.
시리자는 긴축에 맞서 투쟁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안적 전략을 제시하는 선봉이 될 듯했다.
시리자의 부상은 그리스에서 분출한 거대한 반
보건
은행가들을 구제하는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긴 우파 여당 신민주당은 2015년 총선에서 전체 300석 중 고작 76석을 얻었다.
전통적 좌파 정당이지만 신민주당과 정부에 참여해 긴축을 강요했던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 사회당
당시 영국에서는 하원의원 27명
독일 사회주의 정당 좌파당
하지만 집권 몇 달 만에 시리자는 우파 정부였던 전임 정부보다 더 혹독한 긴축 정책을 도입했다. 그리고 최근 선거에서 현재 집권 중인 신민주당은 지지 기반을 굳힌 반면 시리자의 득표율은 20퍼센트에 불과했다.
시리자의 실패 때문에 사회당은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심지어 사회당은 6월 25일 2차 총선에서 시리자보다 많이 득표하기를 기대한다.
긴축을 선택하다
시리자는 정부 임기 시작 직후 도전과 선택에 직면했다.
기업주, 금융권, 유럽연합 기구들은 긴축 완화를 쉽사리 용인할 생각이 없었다. 그랬다가는 다른 나라에서도 노동자들이 영감을 얻어 좌파 정부를 선출할까 봐 우려했다.
그래서 기업주, 금융권, 유럽연합 기구들은 그리스 유권자들의 표심에 콧방귀를 뀌고는,
당시 시리자 정부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자신이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 재무장관들을 만나
바루파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
하지만 기층에서 벌어진 대중적 캠페인의 결과로, 그리스인들은 트로이카의 안을 61퍼센트
이 국민투표 결과는 트로이카와 결별하고 기업주
그런 투쟁을 위해서는,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그리스 투쟁에 연대하고 자국 지배자들에 맞서 투쟁하자고 호소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투표 후 며칠 만에 시리자는 꼬리를 내리고 노동계급에 대한 긴축 공격

시리자가 후퇴하고 배신하게 된 주된 원인은 시리자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나, 다른 인사들의 개인적 견해 때문이 아니었다.
시리자의 후퇴와 배신은 기업주, 금융기관, 기성 체제와의 협력만이 현실적이라고 본 전략 때문이었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이 때문에 시리자는 중대한 분열을 겪었다. 치프라스는 사임을 선언하고 새로 선거를 치러 승리한 후 트로이카와 연금 최대 30퍼센트 삭감안에 합의했다.
시리자는
난민 막는 국경 장벽 강화
시리자는 난민 문제에서도 방향을 크게 틀었다. 2015년에 수많은 난민들이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려 시도했다. 시리자의 태세는, 난민 환영 입장을 내던 것에서 국경 장벽을 더 높일 방안을 앞다퉈 주장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시리자는 난민을 억류하는 수용소를 세웠고 튀르키예
시리자는 노동조합의 단체 협상을 제약하는 반
2019년 총선에서 시리자의 득표는 고작 31.53퍼센트에 그쳤고 정권을 잃었다.
그 후 시리자는 집권 여당 신민주당의 팬데믹 대응은 비판하지 않으면서 노동자 대중에게는 파업
시리자는 노동자 운동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노동조합과 사회주의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도 비난했다.
그리고 열차 사고 후인 2023년 3월 8일에 노동자 300만 명이 민영화, 임금 삭감, 긴축에 반대해 파업을 벌였을 때도 시리자는 침묵했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 회원 페트로스 콘스탄티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회주의 단체들 사이에서는 시리자에 대한 대응을 두고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사회주의노동자당은 그리스의 많은 다른 좌파들과 달리 시리자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리고 줄곧 시리자에 맞서 선거에 출마한 반자본주의적 선거 연합
가르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시리자가 우경화하면서,
그러나 시리자 2호기는 그 자신의 기준으로 봐도 실패했다. 바루파키스의 정당
거리와 일터에서의 저항
시리자의 교훈은 투쟁으로 정치적 전환을 이룰 수 없다거나 투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다. 의회를 우선시하면 함정에 빠진다는 것이다. 어떤 선거 개입이든 거리와 일터에서의 저항에 종속돼야지 그 반대가 돼서는 안 된다.
콘스탄티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의 그리스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 그리스 총리이자 신민주당 대표인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는 6월 25일 2차 총선을 선포했는데, 자신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시리자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