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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시리자 몰락의 교훈은 무엇인가?

그리스의 급진좌파 정당 시리자는 격렬한 긴축 반대 투쟁을 배경으로 부상해 큰 기대를 모았고, 2015년 집권까지 했다. 그러나 그 후, 그리스 대중의 긴축 반대 염원을 배신해서 정권을 잃었고, 최근 그리스 총선에서도 심각한 패배를 겪었다.

다음은 시리자 집권 반년째인 2015년 7월 11일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 알렉스 캘리니코스와 시리자 내 좌파인 스타티스 쿠벨라키스의 패널 토론에서 캘리니코스가 한 연설을 녹취·번역한 것이다.(쿠벨라키스의 연설은 영문 녹취만 했고 여기서 볼 수 있다.) 토론회 하루 전날 시리자 정부는 의회에서 유럽연합(EU)의 긴축안을 받아들이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 논쟁은 시리자의 개혁 배신에 맞서 진정한 좌파적 대안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2021년 10월 4일 그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연설한 노동자연대 온라인 토론회 영상(링크, 한국어 순차통역 제공)도 추천한다.

[ ]는 역자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한 것이다.

쿠벨라키스 동지가 논점을 명확하게 해 줘서 고맙습니다.

그가 말했듯 이 자리는 우리가 두 번째로 논쟁하는 자리입니다. 첫 논쟁을 했던 지난 2월은 시리자 정부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들의 모임)과의 첫 협상을 타결한 직후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의회에서 경악스러운 안건[유럽연합의 긴축안]을 찬성 표결한 바로 다음 날 맞붙게 됐네요. 두 사건은 긴밀하게 이어져 있는데, 지난 2월 20일 유로그룹과의 합의는 지금 시리자 정부가 EU의 긴축 프로그램에 무릎 꿇는 결과에 이르게 된 과정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시리자는 급진좌파들이 전략 차이를 잊고 ‘단결’하면 이길 수 있다는 주장으로 호응을 얻었다 ⓒ사진 출처 시리자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다음과 같은 점을 밝히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쿠벨라키스 동지만큼이나 속상합니다. 지금 그리스와 유럽 전역의 좌파와 노동계급은 커다란 후퇴를 겪었습니다. 우리가 그간 각종 논쟁에서 어떤 상이한 입장을 취했든 간에 지금은 반길 게 하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후퇴를 겪고 있다고 해서 다음 사실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바로, 지난 1월 그리스 총선 이후의 경험은 40년 전 포르투갈 혁명 이래 유럽의 좌파와 노동자 운동이 겪은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포르투갈 혁명은 유럽의 계급투쟁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에 노동자와 병사들은 혁명적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물론 지금 그리스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역사적 비교 대상이 그만한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지난주 일요일을 잊어서도 안 됩니다. 지난 일요일은 정말이지 대단히 놀라운 순간이었습니다.[여기서 말하는 “지난 일요일”은 시리자 정부가 EU의 긴축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 날로, 반대표가 다수로 나온 때였다.] 그야말로 “그람시적 모멘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노동계급이 노동계급 자신을 넘어 사회의 더 광범한 부분들에게서 주도권을 인정받는 과정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일요일 국민투표에서 62퍼센트가 긴축 거부에 투표한 게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노동계급이 영세 상인, 농민 등 사회의 다른 부분들을 긴축 거부 쪽으로 끌어당긴 것이죠.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입니다.

저의 가장 근본적 이견 하나는 전략에 대한 [쿠벨라키스] 동지의 논의나 급진적 태도에 관한 동지의 논의에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지금 막 결승전이 종료됐다는 견해에 근본적 이견이 있습니다.[쿠벨라키스는 시리자 집권을 “계급 투쟁이라는 챔피언스리그의 결승전에 진출한 것”에 비유하고 이 토론회 전날 시리자의 긴축안 통과를 “경기 종료”에 비유했다.] 지난 일요일에 벌어진 일을 떠올려 볼 때, 대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리스의 비범한 경험이 주는 교훈에 대해 몇 가지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 그 경험은 EU에 관해 무엇을 알게 해 줬습니까? 쿠벨라키스 동지도 말했듯이, 좌파의 다수는 EU가 진보적 기구라는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치프라스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협박은 EU의 전통이 아니다. 연대와 민주주의가 EU의 전통이다.” 이것은 완전히 헛소리입니다.

EU는 기능장애에 빠진 제국주의 지망 세력입니다. 회원국 간 갈등이 워낙 심각해서 응집력 있게 기능하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무자비하게 긴축을 강요할 능력은 있다는 것, 특히 유럽 내에서 비교적 취약한 경제를 상대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봤습니다.

지금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은 아마 내년쯤 치러질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취할 입장을 놓고 내부 토론 중인데, EU 잔류 주장도 분명 있을 테지만 저는 우리가 EU 탈퇴에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할 생각입니다.

유럽연합의 틀 안에서 긴축에 맞선다는 시리자의 전략은 파산했다. 2015년 당시 EU 집행위원장 융커와 악수하는 시리자 대표 치프라스 ⓒ출처 유럽연합

둘째 교훈은 자본주의에 관한 것입니다. 많은 논평가들은 EU 지배자들이 비합리적이라거나, 미쳤다거나, 케인스의 책을 읽지 않았다거나, 부채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른다는 등의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는 오판입니다. 지금 EU 지배자들은 자본의 논리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긴축은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유럽에서 지배적인 자본주의 경제 모델인 독일 자본주의 모델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높은 수준의 수출을 기반으로 하며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모델, 수출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중앙은행이 경제를 운용하는 그 경제 모델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강경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고약한 성격이나 경제학에 대한 무지 때문이 아닌 것입니다.

EU가 지금 이토록 잔혹하고 가혹하게 나오고 있는 것은 세계적 수준의 경쟁이 그만큼 잔혹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가 엄청난 문제들로 허우적대는 역사적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구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바보들을 기억하시나요? 당장 오늘 중국 주식시장을 보십시오.[2015년 6~7월에 중국 증시는 30퍼센트나 급락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자본주의는 엄청난 문제로 허우적거리고 있고, 체제를 이루는 각 부분 부분마다 기존 입지를 지키려고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 대가를 누가 치르고 있습니까? 노동계급입니다. EU 지배자들은 유럽에서 가장 취약하고 가장 덜 조직된 노동계급 부분에 기필코 그 비용을 가장 많이 떠넘기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의 의도대로 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셋째 교훈은 개혁이냐 혁명이냐에 관한 것입니다. 쿠벨라키스 동지는 과거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일반적 수준에서는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는 지난 200년에 걸친 노동계급 투쟁 경험의 정수를 집약하고 표현하려 하는 이론적 전통이라는 점도 봐야 합니다. 혁명가들이 때로는 개혁주의를 매우 판에 박힌 방식으로 비판하기도 하지만 역사에는 우리가 준거점으로 삼아 비판해야 할 개혁주의의 경험이 풍부하게 있습니다.

“시리자를 개혁주의 정당으로 봐선 안 된다”는 쿠벨라키스 동지의 주장을 가만히 들어 보면, 시리자는 고전적인 개혁주의 정당이 아니고, 그리스 사회당과는 다르다는 얘기 같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의 오랜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그리스 사회당도 처음에는 영국 노동당 같은 고전적 사회민주당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예컨대, 그리스판 블레어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2000년대 초 그리스 사회당 정부의 총리[코스타스 시미티스]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게릴라 투쟁에도 참여한 바 있는데, 영국 노동당에는 그런 전력을 가진 지도자가 없습니다. 그리스 사회당도 상당히 이례적인 개혁주의 정당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시리자가 현재 유럽에서 부상하고 있는 개혁주의의 일종을 대표한다고 주장하고자 합니다. 이 신종 개혁주의는 영국 노동당이나 독일 사민당 등의 사회자유주의보다는 왼쪽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유럽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고 그 점에서는 쿠벨라키스 동지의 지적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인 포데모스의 지도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의 글을 읽어 보면 그 점이 잘 드러나는데, 그는 어떻게 EU라는 틀 안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긴축에 도전할지에 관해 설명합니다.

시리자와 그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2010년대 부상했던 ‘좌파적 개혁주의’의 대표주자였다 ⓒ사진 출처 유럽연합

바로 이런 개혁주의 프로젝트를 시리자와 포데모스 둘 다 추구했고, 그리스에서는 그것이 시험대에 올라 파국을 맞이한 것입니다. 과거 개혁주의자들의 말 뒤집기와 비교해 보면, 예컨대 이 나라에서 [노동당 총리] 해럴드 윌슨이 1960년대나 1970년대에 벌인 유턴이나, 1980년대 초 프랑스 [사회당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의 유턴과 비교하면 시리자의 유턴은 더 해롭습니다.

쿠벨라키스 동지도 지적했듯이 시리자의 개혁 강령은 매우 온건한 것이었음에도 박살났고, 이제 시리자는 긴축 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원래는 긴축을 거부하겠다는 공약으로 선출됐는데도 말이죠. 불과 일주일 전에만 해도 시리자는 긴축 거부 운동을 적극 벌였고, 그 결과 다수 그리스인들을 설득해 냈었습니다. 그런만큼 지금 시리자의 유턴은 실로 엄청난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몇몇 개인이나 집단을 비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런 건 완전히 시간 낭비죠. 그보다는 그들의 전략에 담긴 그릇된 논리를 되짚어 보기 위함입니다. EU와 자본주의 전체가 심대한 위기에 빠져 있는 시기에 그들은 체제의 틀 안에서 노동자들의 조건을 개선하는 전략을 추구했습니다. 여기서 “체제의 틀”에 해당하는 것은 국민국가라기보다는 EU였습니다. 이 전략은 파멸로 귀결된다는 것이 이번에 검증됐습니다. 그런 방식은 시리자의 경험을 통해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그리스에서 배울 넷째 교훈은 정당에 관한 것입니다. 지난번 논쟁에서, 쿠벨라키스 동지는 시리자가 아주 독특한 종류의 정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리자가 여러 좌파의 동맹이고 그 안에는 혁명적 좌파도 있다고 강조했죠. 시리자가 지난 몇 년 동안 매우 강력했던 그리스의 각종 사회운동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 왔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시리자는 분명 그런 특징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그런 정당이 집권해서 매우 고전적인 형태의 시험대에 올라 보여 준 결과가 바로 어젯밤 의회 표결입니다. 시리자는 선거적 관점에서는 대단히 성공적인 프로젝트였지만 집권해서는 실패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국민투표를 통해 긴축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시리자는 이를 배신했다 시리자의 긴축 합의를 규탄하는 파업 노동자들 ⓒ출처 그리스 〈노동자 연대〉

지난번 논쟁에서 쿠벨라키스 동지는 안타르시아(SWP의 그리스 자매단체 SEK가 참가한 반자본주의 좌파연합입니다)가 전략적으로 패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솔직해집시다. 시리자야말로 전략적으로 패배한 것 아닙니까? ‘좌파 플랫폼’[쿠벨라키스가 이끄는 시리자 내 좌파 의견그룹]은 또 어떻습니까? 어젯밤 좌파 플랫폼의 행보는 별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위기 속에서 좌파 플랫폼은 시리자 지도부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고, 쿠벨라키스 동지도 말했듯이 대안적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비판이 실제로 힘을 발휘하려면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 행동에 나서려면 의회 내에서 지금보다 훨씬 강경한 반대파가 될 태세, ‘시리자 정부를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냐’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왜냐하면 ‘시리자 정부를 무너뜨릴 순 없다’는 생각을 일단 받아들이면 그 정부와 그 정책의 포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쿠벨라키스 동지가 옛 개혁주의 정당들의 경험과 시리자를 비교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저는 [좌파 플랫폼] 의원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1970년대 영국의 윌슨이나 캘러헌 [노동당] 정부 시절의 노동당 좌파가 연상됩니다. 전혀 새롭지 않고, 이미 오래전에 봤던 모습들입니다.

어젯밤 좌파 의원들은 의회에서 긴축 수용안에 일사불란하게 반대 투표하고 거리로 나와 합의에 반대하는 대중 운동을 일으키자고 호소했어야 합니다. 좌파 플랫폼이 미래를 도모하려면 거리로 나와 안타르시아 동지들과 단결해, 긴축에 반대하고 정부에 도전하는 더 광범하고 더 단결된 운동을 건설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주관적으로 선의였는지 아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난 일요일 국민투표에서 시리자를 믿고 긴축 반대에 투표했던 사람들을 시리자가 배신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저는 시리자의 이 모든 경험이 어떤 조직을 건설할 것이냐에 관한 저와 같은 사람들의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범좌파를 건설하는 등의 일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이론적으로 명료한 마르크스주의적 중핵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중핵을 건설하려면 고고하게 고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좌파의 다른 일부와 협력하고 더 광범한 운동의 일부가 되면서도, 이론적·전략적 일관성과 독자적 행동 능력을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반면, 시리자 안에서 활동하는 좌파들은 독자적 행동 능력을 잃었습니다. 그런 능력을 되찾는 것은 아주 중요한 과제이고, 시리자 정부와 단절해서 거리로 나갈 때만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에서 배울 마지막 교훈은 자력해방에 관한 것입니다.

다시금 국민투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투표는 여느 투표와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리스 사회를 깊숙이 파고들었던 투표였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노동계급이 사회의 더 광범한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기는 과정이었습니다.

투표를 앞두고 반대표 찍기 운동을 벌였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국민투표가 전혀 예상치 못하게 잡히고 시일이 워낙 밭았던 탓에, 어느 좌파도 긴축 반대 투표 운동을 제대로 벌이기가 어려웠다고 전했습니다.

다시 말해, 그 국민투표는 그리스 대중이 스스로 참여를 조직한 투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투표는 혁명적 정치의 기본 전제에 관해 아주 심오한 것을 말해 줍니다. 혁명적 정치의 기본 전제는 노동계급이 스스로 조직하고 해방시킬 잠재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 그리스에서 우리는 그런 잠재력을 얼핏 볼 수 있었습니다.

대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간 벌어졌던 많은 저항들이 단지 정부의 행태 때문에 모두 수그러들고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저는 믿지 않습니다. 지난 일요일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대중이 내디딘 일보전진을 되돌리는 것은 매우 만만찮은 일일 것입니다. 그리스나 유럽의 지배계급에게는 골칫거리이겠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입니다.

시리자 소속이든, 안타르시아 소속이든, 다른 어느 조직 소속이든, 심지어는 어느 조직에도 소속돼 있지 않더라도 그리스의 급진좌파와 혁명적 좌파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한데 단결해서, 국민투표에서 드러난 긴축 반대 염원을 대변하기 위해 떨쳐 일어나는 것입니다. 좌파 플랫폼에 관해 제가 화가 나는 점은 그들에게 그럴 대표성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는 긴축 반대를 찍은 사람들을 대변한다, 우리는 다수의 목소리다”라고 말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지금 그리스에서 좌파가 해야 할 일이고, 그들이 이런 일에 나선다면 ‘경기 종료’는 아직 한참 후의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