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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성소수자 방어 파업을 하다

미국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매장 내 성소수자 상징물 설치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자긍심 파업”(Strike with Pride)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 노조에 따르면, 6월 23일부터 30일까지 미국 150개 이상의 매장에서 3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거나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주말 동안 시애틀의 주력 매장을 포함해 21개 매장이 이번 파업으로 문을 닫았다고 노조는 밝혔다. 일부는 고객 대면 서비스를 중단했다.

“노동자 권리가 트랜스·퀴어 권리다” 스타벅스 파업 노동자들이 뉴욕 자긍심 행진에 참가하고 있다 ⓒ출처 @SBWUNJ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미국 남부 매장 100여 곳에서 관리자들이 매장 내 ‘자긍심의 달’을 축하하는 성소수자 상징물 설치를 금지하거나 제한한 것에 항의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한 매장 관리자는 성소수자 상징물 설치 금지가 “지역 차원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매장 관리자가 설치된 무지개 깃발을 뜯어내는 영상도 올라왔다.

스타벅스는 성소수자 친화적 기업을 표방해 왔다. ‘자긍심의 달’을 매해 기념하고, 자사 광고에 트랜스젠더를 등장시켰다.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직원을 위한 의료보험 복지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특히 남부)에서 우익의 성소수자 공격이 강화되면서 성소수자 상징물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비난과 공격의 대상이 되자, 일부 매장 관리자들이 자긍심의 달 기념 장식물 설치를 거부한 것이다.

스타벅스 노조는 “스타벅스는 진보적 회사임을 내세워 왔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선언한 가치에 너무 자주 부응하지 않아 왔습니다. 무지개 깃발 [설치] 거부는 성소수자 직원과 고객에 대한 단지 첫 번째 공격이 아닙니다” 하고 말했다.

스타벅스 사측은 트랜지션(성전환) 이후 관리자의 괴롭힘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트랜스젠더 노동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관리자를 옹호하며, 잘못된 성별 대명사를 일부러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 등이 괴롭힘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도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후인 6월 26일, 스타벅스 사측은 매장의 성소수자 상징물 설치에 대해 더 분명한 통합적 정책을 내놓겠다고 한 발 물러났다.

노동자들은 이번 파업에서 노동조건 개선과 노조 인정도 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저임금, 인력 부족, 드라이브 스루나 전화 주문 확대로 인한 노동강도 강화 등에 맞서 2021년 뉴욕 버팔로 매장을 시작으로 노조를 만들어 투쟁해 왔다.

그러나 사측은 불법적 직장 폐쇄를 포함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노조 결성을 막고 주도자를 해고했다. 심지어 일부 매장에서 관리자들은 노조를 결성하면 트랜스젠더 의료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좌파적 개혁주의 경향의 미국 언론 《자코뱅》은 스타벅스를 두고 “미국 최악의 노동법 위반자”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2년여 동안 미국 전역 스타벅스 매장에 노조가 확대됐고, 노동자들은 각 매장에서 이러저러한 전투를 벌여 승리를 거둬 왔다. 이번 파업도 그 연장선에 있다.

미국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승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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