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맞은 윤석열 퇴진 촛불:
재난과 안전 사고에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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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경보에도 8월 첫 윤석열 퇴진 집회가 힘차게 치러졌다. 오늘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내건 ‘촛불대행진’ 집회가 1주년(제51차)을 맞이한 날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무대 발언에서, 집회장 곳곳에서 서로를 격려했다.
오늘 주최 측은 참가자 안전을 위해 쉼터용 냉방버스를 대열 맨 뒤에 대기시켰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경찰은 이를 용납하지 않고 집회 전부터 버스를 치우라고 압박했다.
또, 집회 도중에 참가자가 늘어나 횡단보도를 침범하자 경찰은 집회장을 향해 현행범 체포 운운하는 경고 방송을 해댔다. 집회를 대놓고 방해한 것이다. 경고 방송 소리가 너무 커서 집회 발언이 중단되기도 했다. 마치 태극기 우익들이 집회 방해용 집회를 하던 것을 연상시키는 행동이었다.
경찰의 방해에 참가자들은 야유를 보내고 일부는 직접 항의를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집회는 집중력 있게 진행됐다. 경찰의 집회 방해는 최근 집회 단속을 강화하고, 흉악 범죄를 핑계로 검문검색 등 경찰의 대중 통제를 늘리는 추세의 일환이다.
오늘 집회는 사전 참가자 인터뷰, 개사곡 경연과 초청 공연 그리고 정치 발언 순서로 진행됐다.
사전 참가자 인터뷰에선 세종시에서 단체로 상경해 집회에 참가한 통기타 동아리 회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기성세대지만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는 생각에 참가했다’고 해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사회자는 집회를 시작하면서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열리고 있는 잼버리 행사의 부실 운영과 안전 대책 미비를 비판했다. 정부는 폭염 대비가 더 철저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을 외면했다가 해외에서도 비판이 나오자 뒤늦게 예산과 군을 투입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수해 참사 이후에도 변한 게 없는 것이다.
사회자는 윤석열 정부가 대회 부실 운영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린다며, 책임지지 않을 거면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정부를 직격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게이트 의혹에 대해 발언했다. 보수 언론과 정부가 의혹 제기를 모두 가짜뉴스 취급하지만, 저들의 반박 하나하나가 오히려 국회에서 거짓말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안진걸 소장은 보고서 하나도 없이 윤석열 처가에 특혜가 되도록 노선 변경이 일어났다며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구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경찰의 지속적인 집회 방해에도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종로1가와 명동 등 도심을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윤석열 퇴진 요구의 정당성을 알렸다.
방송차 진행자가 ‘폭염 관련 재난 문자 그만 보내고 에어컨·선풍기라도 안심하고 틀게 전기요금이나 내리라’고 요구하고, 윤석열이 검찰총장 시절 하루 수억 원씩 사용한 특수활동비 내역을 검찰이 여전히 감추고 있는 위선을 폭로하자 참가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경찰이 칼부림 사태에 대비한다고 칼부림 예고 문자를 보내고 강남에 장갑차를 배치한 것에 대한 비판 발언도 주목을 끌었다. 근본적 문제는 대중 안전에 관심이 없는 권력자들과, 개인들이 능력껏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는 사회 분위기인데, 윤석열 정부와 경찰은 사람들의 불안만 조성하고 자기들의 권력 지키기에 이용될 경찰력 강화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행진을 마친 뒤에는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퇴진 집회 1주년을 자축하며 앞으로의 투쟁 과제와 결의를 밝히는 발언을 했다.
“[지난 1년 동안] 비가 쏟아지고 눈보라가 치고 태양이 이글거려도 투쟁을 이어 왔습니다. [그 결과] 퇴진 운동이 각계각층으로 확산됐습니다. 우리가 먼저 지치는 것 아니냐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급하지 않습니다.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샛강에서 강으로, 그 강이 거대한 바다로 흘러 출렁거려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가 더 단결하고 강력해져야 합니다. 이 나라를 뒤흔들 정도로 확산되고 커져야 합니다. 흩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참가자들은 1년을 자축하는 함성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다음 주 토요일에도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윤석열 퇴진 등 다양한 반정부 집회들이 열린다. 윤석열 퇴진 촛불 8월 전국집중 집회는 8월 19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