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인근 난민선 또 침몰, 유럽연합 지배자들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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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은 2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철제 장벽과 철조망으로 난민 유입을 막고 있다.
이탈리아 남쪽 람페두사섬 인근에서 난민선이 침몰해 이주민·난민 최소 41명이 익사했다. 이는 대량 살인과 다름없다. 그 직접적 책임은 이주민·난민의 입국을 갈수록 어렵게 만들어 온 유럽연합의 국경 통제 정책에 있다.
영국도 똑같이 이민자 유입을 옥죄는 정책을 편다. 여당인 보수당의 부대표 리 앤더슨은 [보수당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도입한] 바지선에서 생활하기를 원치 않는 난민 신청자들은 “프랑스로 다시 꺼지라”고 말한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사가 8월 9일 인용한 지중해 선박 전복 생존자들이 구조대원들에게 한 증언에 따르면, 그 선박은 튀니지 북부의 도시 스팍스에서 출발했다. 생존자들은 이 7미터짜리 소형 철제 선박이 45명을 태우고 8월 3일에 출발했지만 항해 약 6시간 만에 거대한 파도를 만나 전복됐다고 전한다.
생존자들은 코트디부아르와 기니에서 온 남성 세 명과 여성 한 명으로, 화물선에 의해 구조돼 이탈리아 해양경비대에 넘겨졌다고 한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세 명 있다고 그들은 안사 통신사에 전했다.
불과 며칠 전에 같은 해역에서 보트 두 척이 전복됐다. 구조 작업으로 55명 이상이 구조됐다.
이와 별개로, 8월 7일 튀니지 당국은 전 날 스팍스시(市) 앞바다에서 배가 침몰해 시신 11구를 수습했고 44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달 유럽연합 지도자들과 튀니지 정부는 난민 단속을 훨씬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이 튀니지에 1억 유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난민 구조 NGO인 ‘레스크쉽’은 이 협정으로 튀니지가 “유럽연합의 또 다른 문지기”가 되어, “피난 가려는 난민들을 폭력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난민들은 유럽으로 피난 가기 위해 더 위험한 수단들을 사용하게 된다. 국제앰네스티 유럽사무소장 이브 게디는 이렇게 비판했다.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인간의 기본권을 무참히 짓밟으며 이미 실패한 정책을 또다시 펴려 합니다.” 게디는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안전하고 합법적인 통로를 마련하는 대신에, 국경 봉쇄와 국경 통제 외주화에 정책과 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럽연합은 거의 스무 곳에 철제 장벽과 철조망을 설치했는데, 그 전체 길이가 거의 2000킬로미터에 이른다. 20년 전만 해도 유럽연합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그런 국경 장벽이 없었다.
지중해를 건너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이주 경로의 하나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2014년 이래로 2만 8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지중해를 건너려다 실종됐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게 만드는 빈곤과 억압, 기후 변화가 너무 극심하기 때문에 난민들은 유럽으로 계속 이주한다. 그런 사람들을 환영해야지, 그들이 목숨을 건 도박에 나서도록 위험한 바닷길로 떠밀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