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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의 거짓말을 스스로 밝히고 노동자연대 비방을 중단하라

노동자연대는 오랫동안 본 단체를 ‘성폭력 2차가해 단체’라고 비방해 온 전지윤 씨(50대 남성, 이하 존칭 생략)를 상대로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전지윤의 핵심 주장이 허위사실로 밝혀져 노동자연대가 승소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전지윤은 거짓임이 입증된 주장을 퍼뜨리고 있고, 심지어 소송에서 노동자연대의 잘못이 확인돼 노동자연대가 패소한 양 재판 결과를 왜곡하고 있다.

이에 나는 지난 3년여간 재판을 직접 참관하며 가까이서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이 소송의 핵심 쟁점들과 왜곡되지 않은 재판 결과,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재판 결과는 노동자연대의 승소

맨 먼저 중요하게 짚고 싶은 점은 전지윤과의 민사소송에서 노동자연대가 승소했다는 사실이다.

재판부는 전지윤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노동자연대에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피해를 끼쳤으므로 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전지윤 자신도 노동자연대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으나, 그의 청구는 일절 인정되지 않고 전부 기각됐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났다. 패소한 전지윤이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그런데도 전지윤 측이 노동자연대가 재판 결과에 상고하지 않았다는 둥, 재판 결과에 반박 입장을 내지도 못했다는 둥하며, 마치 노동자연대가 패소한 듯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다.

500만 원이라는 손해배상액은 법원이 전지윤의 허위사실 유포와 노동자연대의 피해를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인정했음을 보여 준다. 한국 법원은 손해배상액이 인색하기로 정평이 나 있으므로, 세상 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손해배상액 수준만 봐도 그 판결의 의미를 잘 알 것이다.

게다가 1심과 항소심 판결이 동일한, 논란 없는 판결이었다. 누구나 상고를 가도 동일한 판결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미 승소한 노동자연대가 (거액의 변호료를 내 가며) 왜 굳이 상고까지? 상고를 포기했다는 표현은 3연속 패배로 타격이 더 커질 것을 걱정한 측에나 어울리는 것 아닐까? 전지윤은 1심을 뒤집으려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전지윤의 핵심 주장을 허위사실로 판결

재판부는 전지윤이 노동자연대를 성폭력 2차가해 단체로 몰며 퍼뜨려 온 핵심 주장들을 허위사실로 판결했다. “피해 여성을 거짓말쟁이로 몰며 괴롭혔다,” “가해자 말만 듣고 가해자에게 면죄부 주고 사건을 덮었다,” “피해 여성의 신상을 공개하고 인신공격했다” 등등의 주장을 모두 허위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노동자연대의 회원들은 이런 허위 주장 유포로 인해 동료 활동가들의 의심에 찬 눈길과 따돌림, 배척을 받으며 크게 고통 받아 왔다.

또한 재판부는 노동자연대 운영위원 박모에게 제기된 성폭력 혐의에 대한 노동자연대의 조사와 평결이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재판장은 “성폭력 가해 단체” 운운하는 전지윤에게 “노동자연대가 성폭력을 한 건 아니잖아요” 하고 일침을 놓았다. 핵심 쟁점은 구성원에게 제기된 성폭력 혐의를 노동자연대가 제대로 다뤘느냐였다. 이 문제를 놓고 법원은 전지윤이 주장한 “가해자 말만 듣고 면죄부 주고, 사건 은폐” 같은 2차가해를 노동자연대가 한 바 없다고 판결했다.

애초 이 사건은 여성 제이(J)가 공개석상에서 성폭력 피해 진술을 한 후 노동자연대가 공동 진상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노동자연대는 피해 여성이 신뢰하는 기구와 공동으로 조사해 가해자를 처벌하자고 제안했다.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하다고 여길 이 제안에 대해 제이와 전지윤은 조사 제안이 “피해 여성을 거짓말쟁이로 의심하는 2차가해”라고 주장하며 거부했다. 심지어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가해자 처벌이] 꼬리 자르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연대는 제3의 단체를 통한 조사도 제안했지만, 그들은 이마저도 일절 거부했다.

노동자연대는 하는 수 없이 자체 절차에 따라 조사와 평결을 했다. 제이와 전지윤의 거부로 제한적 조건이었음에도 피해 여성의 관련 주장을 증거로 포함하는 등 최대한 철저하고 공정하게 조사하고 징계했다. 그리고 법원은 그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전지윤의 그 정도 패소도 법정 거짓말 덕분

법원도 확인한 잘못을 인정하라는 말을 전지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다.

게다가 그나마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그 정도로 그친 것은 전지윤이 재판에서 뻔뻔스러운 거짓말로 잘못을 덮고, 번복과 궤변으로 둘러대고, 자신이 한 일을 부정하고, 불리한 사실은 모르는 척 발뺌한 덕분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 점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여러 개인들과 단체들이 전지윤으로부터 들었을 노동자연대에 대한 비방과 그가 재판에서 한 말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 정당화를 하려고 몇몇 단체 이름도 팔았다. 단지 몇 가지 사례만 들어 보겠다.

첫째, 전술했듯이 전지윤은 노동자연대의 공동조사 제안이 피해 여성을 괴롭히는 2차가해라고 규탄했고, 제3의 단체의 조사도 일절 거부했다. 그러나 법정에서 “진상조사를 하자는 게 2차가해라고? 그럼 혐의를 제기해 놓고 조사를 하지 말라는 건가?” 하는 질문이 제기되자, 전지윤은 “조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차제연과 민주노총 등이 자세한 조사를 해 진상을 밝혔다”고 거짓말했다.

이것은 그야말로 뻔뻔스러운 거짓말이었다. 차제연(차별금지법제정연대)은 제이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사를 적극 반대하고 나선 것이 바로 전지윤이었다.

전지윤이 차제연 회의에 참석해 소리치며 조사에 반대한 것(회의록과 녹음파일)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됐다. 민주노총도 원사건 조사를 한 바 없기는 마찬가지이고, 이는 민주노총 공식 기구의 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차제연과 민주노총은 전지윤의 법정 거짓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까지 사실관계를 바로잡지 않았다.

둘째, 전지윤은 “피해 여성이 가해자를 지목하지 않았는데도 노동자연대는 가해자를 진작에 알고 있었고, 가해자를 비호하고 피해 여성을 괴롭히며 강제 사건화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노동자연대를 조직 보위에 눈먼 조폭 비슷한 집단으로 여기고 규탄 성명 등에 동참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그러나 제이가 가해자를 지목하며 조사하라고 한 음성 파일이 노동자연대에 전송된 사실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됐다. 그러자 전지윤은 자신은 “공개적으로 지목하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이었을 뿐”이라고 뻔뻔스럽게 둘러댔다. 그리고 공개적 지목이 아니면 지목한 게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사실, 이 결정적 증거가 재판 과정에서 처음 제출된 것은 아니다. 전지윤이 거짓말을 유포하고 다니던 초기부터 음성 파일 증거는 있었다. 그런데도 전지윤은 ‘누가 남의 사건 증거를 꼼꼼히 들여다보겠느냐’고 생각해서인지 명명백백한 물증이 있는데도 대담한 거짓말을 수년 동안 해 왔다. 통탄스럽게도, 노동자연대가 제시한 증거를 살펴보고 노동자연대 규탄 서명을 철회한 시민사회단체는 딱 한 곳뿐이었다.

셋째, 전지윤은 노동자연대에 대한 허위비방을 유포하며 노동자연대의 행사를 보이콧하도록 조직하고, 노동자연대가 참여하는 운동에 동참하지 말라고 조직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노동자연대 배척 운동을 벌여 왔다.

그러나 전지윤은 법정에서 이 모든 활동을 부인했다. “노동자연대 배척을 요구한 적이 없고 오히려 배척에 반대했다, 노동자연대 OUT이라는 표현에 반대했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난민과함께공동행동 공동실무책임자가 전지윤이 “[노동자연대와의] 연대 파기만이 방법이라고 고집”했던 상황을 설명한 글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됐다. 또, 전지윤이 “노동자연대 OUT”을 선동한 증거도 제출됐다. 그러자 그는 “감정이 격해져서 한 번 그랬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면서 이건 누가 했고 저건 누가 했고 하는 식으로 책임을 다른 사람들과 단체들에게 전가했다.

넷째, 전지윤은 노동자연대가 “피해자 몰래 조사”했다고 비난해 왔다. 이것은 노동자연대의 조사와 평결이 피해자를 무시하고 가해자 일방의 말만 듣고 면죄부를 준 불공정하고 부당한 조처라는 비방의 핵심 근거였다.

그러나 노동자연대가 제이에게 자체 조사를 알리고 면담을 요청한 메일이 재판에 증거로 제출됐다. 노동자연대 분쟁위원회는 제이의 면담 의사를 물으면서 대면이 싫으면 알리고 싶은 내용을 문서로라도 보내 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런데도 전지윤은 이런 사실을 끝까지 모르는 척했다.

법원도 확인한 잘못을 인정하라는 말 전지윤에게 돌려 줘야

위에서 든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더 많은 (그리고 기막힌) 사례들이 있지만 여기서 더 나열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에, 그런 거짓말과 번복과 궤변과 둘러대기 등으로 전지윤이 일부 빠져 나가기도 했지만, 한 가지 명백하게 보여 주는 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전지윤이 노동자연대를 “성폭력 2차가해 단체”라고 비방해 온 핵심 근거들을 법정에서 스스로 부정함으로써 비방과 배척의 근간이 무너진 셈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이 신뢰를 얻으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전에 한 말과 지금 하는 말 다르고, 법정 바깥에서 한 말과 법정 안에서 한 말이 다르다면, 누가 그를 신뢰하겠는가?

전지윤의 말 바꾸기와 태도 돌변은 법정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전지윤은 2016년부터 피해 여성 대변자를 자처했지만, 이전 행적은 완전히 상반됐다. 그가 “제이가 당한 성폭력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2003년 이후에도 무려 10여 년 동안 전지윤은 그 사실을 단체에 알리지 않았고, 제이가 가해자로 지목한 박모를 편집국에서 자신의 조력자로 키우며 친밀하게 지냈다. 2013년에는 자신의 분파에 그를 참여시키려 했다. 그 분파에는 이미 제이가 활동하고 있어, 박모를 참여시키면 피해 여성이 매일 가해자를 대면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이제 전지윤은 자신의 노동자연대 비방 내러티브가 거짓과 은폐, 말 바꾸기로 점점 구멍이 드러나고 신뢰가 붕괴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재판에서 있었던 일을 누가 알기나 하겠어?’ 하며 계속 은폐하면서 비방을 이어가는 것은 철면피같은 짓이다.

전지윤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차제연과 민주노총이 원 사건 조사를 했다고 법정에서 거짓말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런 시인은 자신이 조사 일체를 거부한 것이 잘못임을 자인함으로써, “노동자연대의 조사 제안은 피해 여성을 의심하며 성폭력 존재를 부정하는 2차가해”라는 비방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일 게다.

전지윤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가해자 “공개” 지목이네 “비공개” 지목이네 둘러대지 말고, 노동자연대를 음해할 목적으로 가해자 지목 사실을 숨겼던 것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자신의 거짓말을 믿고 해당 내용의 노동자연대 규탄 성명에 서명한 시민사회단체들에 이 사실을 알리고 사태를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그러지는 않고 마치 노동자연대가 재판에서 패소한 듯한 인상을 풍기면서 또다시 사람들을 속이는 것은 비윤리적인 짓이다.

법원이 확인한 잘못을 인정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전지윤이다. 전지윤은 재판에서 허위사실로 밝혀진 주장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 그 스스로 부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비방 레퍼토리를 뻔뻔스럽게 되살리며 운동을 분열시키고 활동가들을 서로 반목케 하는 짓을 그만둬야 한다.

(* 본문 중 특정한 사실 확인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문서와 음성 파일 형태의 증거를 제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