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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팔레스타인 연대 41차 집회·행진: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맞서는 운동은 계속된다

팔레스타인 연대 41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6월 2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하는 41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이날도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참가해 활기차게 집회와 행진이 진행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이 “새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며 마치 전쟁의 강도가 줄어들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은 지금도 변함 없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 가자지구에서는 5명 중 1명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 때문에 수도 시설이 파괴돼 깨끗한 물을 구하기도 어렵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눈앞에서 죽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에서 대대적인 공격을 벌이고 있다. 아동 구호 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은 가자지구에서 실종된 어린이가 최소 2만 1000명이라고 발표했는데, 전문가들은 이조차 너무 적게 추산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레바논으로 전쟁을 확대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인종 학살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기층에서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6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로 41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인 살레흐 씨, 전국기간제교사노조 박혜성 위원장, 이집트인 정치 활동가 무함마드 사이드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첫 발언은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인 살레흐 씨가 했다. 살레흐 씨는 지난 8개월간 이루 말하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팔레스타인의 진실과 대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살레흐 씨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감사를 표하며 발언했다.

“이렇게 계속 끊임없이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지지를 보내면서 행동에 나서고 계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여러분들이 이렇게 본인들을 지지하면서 계속 행동하고 있음을 알고 있고, 그래서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께 계속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이런 활동을 지속해 주기를 호소드립니다. 집회와 행진, SNS에 소식 공유하기, 주변과 대화를 나누기 등이 모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멈춤 없이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국기간제교사노조 박혜성 위원장이 다음 발언을 이어 갔다.

“이스라엘이 지난 8개월 동안 팔레스타인에 투하한 폭탄의 위력이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폭탄의 3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 폭탄이 민간인을 살상했고 병원, 학교, 삶의 터전을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휴전을 말하는 미국은 지난 4월에 중단했던 고중량 폭탄 지원을 재개한다고 합니다. 미국이 말하는 휴전이 결코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이 학살의 공범인 미국의 위선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지난주에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지난주 집회에 참여했던 저희 조합원은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공부하기 위해 《강탈 국가 이스라엘》을 구입했습니다. 다른 조합원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계기수업을 하겠다고 합니다.

“고무적인 것은, ‘팔레스타인의 눈물과 저항’이라는 강연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몇 명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지와 연대를 보여 주자는 리플릿을 스스로 만들어 아침 등굣길에 배포했다는 점입니다.(관련 기사 ‘[독자편지] 고등학생들도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다’)

“기간제교사노조는 수련회에서 ‘팔레스타인의 눈물과 저항’ 강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기간제교사노조도 연대 확대에 힘쓰겠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인종 학살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한국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 만난 팔레스타인인 유학생이 만든 팻말을 들고 있는 인도네시아인 학생 ⓒ이미진

마지막 발언은 이집트인 정치 활동가 무함마드 사이드 씨가 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의 행진에서 힘찬 구호를 외치며 참가자들의 사기를 북돋는 데에 기여해 왔다.

“인종 학살, 인종 학살 공조와 공범 행위를 지속하는 정부들이 계속 그러도록 내버려 둔다면 결국에는 이 정부들이 우리들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압살하려 들 것입니다.

“스스로를 지키고, 여러분의 아이들을 지키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지키기 위해 계속 행동에 나서고, 여러분의 정부를 심판해 주십시오.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들의 땅과 조국을 지키는 데에 나서고 있듯, 바로 여러분과 저 또한 우리의 권리와 대의를 지키기 위해 모두 하나가 됩시다.”

거리에서 환대받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기세 높게 행진을 이어 갔다. 팔레스타인인, 이집트인, 한국인 등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대열 맨 앞에서 “프리 팔레스타인”을 외치며 활력 있게 행진을 이끌었다.

오늘 행진을 지켜보는 많은 행인들이 행진 대열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특히 이전보다 한국인들의 관심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더욱 확대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들이 나눠 준 손팻말을 받아 들고 함께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호텔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나가려던 관광객 일행은 행진 대열을 마주치자 차창 밖으로 몸을 내밀어 연신 손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 한 행인은 응원한다며 지지금을 건네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41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명동길에서 행진 대열에 길이 막혔지만 팔레스타인 연대 팻말을 들고 함께 구호를 외치는 관광객들 ⓒ이재혁

몇몇 사람들은 즉석에서 행진 대열에 합류했다.

프랑스에서 여행 온 예스미나, 아말, 하나, 무뉴라 씨는 명동 거리에서 우연히 행진 대열을 보고 합류했다. 예스미나 씨는 행진 내내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의 대의가 그저 한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이 시위의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능동적으로 표현하고 행진하는 것을 보며 활력을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집회 주최 측에 감사를 전했다.

오늘 집회에 처음 참가한 한 학생은 최근 읽은 책을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게 됐고 그래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천에 거주하는 한 방글라데시인 노동자는 일을 마치고 2시간을 달려와 행진에 합류했다. 10여 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매우 열정적으로 행진하며,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을 기뻐했다.

이런 소감들은, 여전히 매 집회마다 새롭게 참가하는 사람들이 있고, 기층에서 연대를 건설하는 노력으로 운동을 더 키울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운동이 인종 학살을 벌이는 이스라엘보다 더욱 끈질기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라 다짐하며 행진을 마무리했다.

다음 서울 집회와 행진은 7월 6일(토)에 열린다. 오늘 집회에서도 강조됐듯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맞서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더욱 커질 수 있도록 함께하자.

6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로 41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깃발 모양의 귀걸이, 페이스페인팅 등을 하며 온 몸으로 팔레스타인 연대를 표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41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명동 거리를 지나던 내외국인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대열에 응원을 보내며 핸드폰에 영상을 담고 있다 ⓒ이미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We are all Palestinians(우리 모두 팔레스타인인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41차 집회 참가자가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자원봉사단 '팔봉이들'이 행진하며 팻말을 나누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티셔츠를 입은 이집트인 가족이 유모차를 끌고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41차 집회와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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