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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기계’ 모사드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

"암살 기계" 저격, 독살, 폭발하는 전화기나 자동차, AI 로봇 기관총 등등 ...

강탈과 테러로 세워진 이스라엘은 암살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중심에 악명 높은 정보기관 모사드가 있다.

9월 17~18일 레바논에서 휴대 전자기기 수천 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원격 폭발시킨 잔인한 작전은 바로 이 모사드의 소행임이 틀림없다.

모사드가 1972년부터 무려 7년간 중동과 유럽 각지에서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을 추적해 암살한 ‘신의 분노’ 작전은 유명하다.

그 작전으로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 ‘검은 9월단’ 수장 알리 하산 살라메가 원격 조종으로 폭발한 자동차 폭탄에 사망했다.

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대표 마흐무드 함샤리는 이탈리아 언론인으로 가장해서 접근한 모사드 요원이 몰래 집 전화기에 설치한 폭탄에 다리를 잃었고, 결국 그 부상으로 사망했다.

모사드는 ‘신의 분노’ 작전을 수행하다가 노르웨이에서 한 모로코인 남성을 ‘검은 9월단’ 지도자 중 하나로 착각해, 임신한 아내 앞에서 총살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1978년에는 동독에서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 지도자 와디 하디드가 독이 든 초콜릿으로 암살당했고, 1987년에는 튀니지에서 PLO 군사 지도자 아부 지하드가 암살당했다.

1995년에는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 파티 샤카키가 몰타의 한 호텔 앞에서 총에 맞았고, 2004년에는 하마스 지도자 엘딘 셰이크 칼릴이 시리아 수도에서 차량 폭탄으로 암살됐다.

모사드의 가장 최근 표적 중 하나는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였다. 그는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을 책임지고 있었다.

하니예는 지난 7월 말 이란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차 이란의 한 안가에 머물다 암살당했는데, 〈뉴욕 타임스〉는 모사드가 그곳에 원격 조종 폭탄을 심었다는 정황을 보도했다.

이 사례들은 이스라엘이 저질러 온 ‘암살 잔혹사’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의 은밀한 협조가 없었다면, 모사드가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무법자처럼 날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2010년에 미국, 영국 정부 등이 모사드의 암살 작전에 협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테니스 선수로 위장한 모사드 요원들은 두바이의 한 호텔에 머무르던 하마스 지도자 마흐무드 알 마부흐를 암살했다. 약을 먹여 마비시킨 뒤 감전시키고, 베개로 질식시켰다.

그러나 결국 이들은 호텔 CCTV에 얼굴이 찍혀 발각됐다.

당시 이 26명의 요원들은 여러 서방 국가의 조작된 여권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유명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피스크의 두바이 취재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여권에는] 홀로그램 사진과 생체인식 정보가 찍혀 있었다. 이건 위조 여권이 아니다. 실제로 등록된 명의를 사용했다.” 미국, 영국 정부 등이 이스라엘에 속기는커녕 이스라엘과 공모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암살 공작 역사는 끔찍한 폭력에 계속해서 의존해야 하는 그 국가의 근본적인 불안정성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죽음과 파괴를 퍼트리지만 그에 맞서 계속 생겨나는 분노와 저항을 없애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