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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극우 뉴라이트 후보에 맞서 정근식 '민주진보 단일' 후보에 투표하자

10월 16일에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 “민주진보교육감 단일 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출마한다(사전 투표는 10월 11~12일).

정근식 후보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본부 서울지부 등 노동조합과 진보 교육 단체들이 결성한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 경선에서 당선됐다.

“민주진보교육감 단일 후보”로 출마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이번 보궐선거는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이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물러나게 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이 부당하게 해직된 교사들을 복귀시킨 것을 불법적 특혜라고 우파들이 공세를 폈고, 공수처·검찰·재판부 등이 이에 호응했다.

우파들은 십수 년간 진보교육감이 잇달아 당선되면서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우위가 약화됐다고 보고 조희연 전 교육감 찍어 내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우파들도 십수 년 만에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뉴라이트 조전혁이 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

이는 최근 윤석열이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 진실화해위원회 등 국가의 이데올로기 기관의 수장 자리에 뉴라이트 인사를 줄줄이 임명하고, 건국절 논쟁 등으로 ‘역사 전쟁’을 벌이며 이데올로기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시도와 맥이 닿아 있다.

조전혁은 우파가 펼친 ‘반(反)전교조’ 공세의 최선봉에 서서 악명을 떨친 자이다. 2010년에는 법원의 공개금지 결정조차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자신의 웹사이트에 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을 공개했다가, 전교조 교사들에게 4억 584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또한 뉴라이트 시장주의자답게 경쟁을 신봉하고, 경쟁 교육을 강화하는 데 앞장섰다. 2009년에는 교육부(당시 차관이 현 장관 이주호다), 〈조선일보〉 등과 합작해 전국 고교별 수능 성적 순위를 공개하며, 고교평준화 제도를 공격하고 입시 경쟁 강화를 지지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초등학교 지필 평가 부활, 2017년부터 표본집단 평가로 변경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일제고사) 재시행 등을 공약했다. 학생들을 더한층의 시험 지옥과 경쟁으로 몰아넣겠다는 것이다.

이런 우익적 후보를 패배시키기 위해 민주진보 후보들도 단일화했다. 민주진보교육감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단독 출마를 고려하던 방재석 중앙대 교수(소설가 방현석으로 유명), 조기숙 전 노무현 대통령 홍보수석(이화여대 교수)도 정근식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출마를 포기했다.

정근식 후보는 9월 30일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근식 후보는 “윤석열 교육 정책은 국민 기대와는 동떨어진 불통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주로 조전혁 후보의 경쟁 교육 강화와 뉴라이트 역사 교육에 맞서는 공약을 내놨다(정근식 후보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것이 경선에서 승리하는 데 한몫한 듯하다). 그리고 주요 정책 방향으로 기본 학력 보장과 교육 격차 해소, 역사 교육 강화, 미래 창의 교육과 민주 시민 교육 확대 등을 제시했다.

다른 정책들은 대체로 조희연 전 교육감을 계승하겠다고 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주요 쟁점에서 종종 보수파의 눈치를 보거나 교육감의 권한 부족 등을 탓하며 개혁에서 후퇴하거나 개혁 속도를 늦춰서 이미 진보적 대중의 실망을 많이 산 바 있다. 우파들이 조희연 교육감을 밀어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약점을 파고들어 공격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근식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서 조희연 교육감 때보다 크게 나아지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가 보수와 민주진보 후보의 일 대 일 대결 구도가 뚜렷해진 만큼 극우 후보를 막기 위해서 정근식 후보에게 투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근식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장차 교사, 비정규직 교·강사와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는 데 좀 더 자신감을 줄 것이다.

이미 많은 진보적 교육운동 활동가들도 진보 교육감의 당선만으로 개혁이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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