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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을 떠나라

레바논의 ‘휴전’이 벌써 위기를 맞고 있다. ‘휴전’ 발효 겨우 닷새만인 지난 19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동부 지역에 레바논군으로 위장한 특공대를 투입해 그 지역 헤즈볼라 활동가들과 전투를 벌였다. 이날 공격에는 몇 차례의 공습도 포함돼 있었다.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다.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은 이번 공격이 "[레바논의] 취약한 안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답변은 "[평화유지군이 배치돼 헤즈볼라를 무장해제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지도자들, 특히 하산 나스랄라를 겨냥한 '표적 살해'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공격은 더 광범한 충돌로 나아가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내를 향해 보복 공격을 시도한다면 이스라엘은 이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국지적·산발적 충돌이 반드시 즉각적인 전면전의 재개를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배자들은 이번 전쟁의 실패를 둘러싸고 첨예한 논쟁을 벌이고 있고, 그들의 다음 행보는 아마도 이 논쟁의 결과에 달려 있을 것이다.

애초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쟁 목표는 헤즈볼라를 무장해제해 이스라엘 국경 북쪽의 '안보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스라엘 논평가들은 이스라엘의 "약화된 전쟁 억지력"을 만회하기 위해 시작한 전쟁이 오히려 그러한 억지력을 더욱 약화시켰다고 말한다. 헤즈볼라를 분쇄하기는커녕 레바논과 중동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명성이 더 높아졌다.

'상식적'으로 보자면, 그러한 결과는 군사력 사용을 심사숙고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지배자의 다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전쟁의 주역들 ― 총리 올메르트, 국방장관 페레츠, 참모총장 단 할루츠 ― 이 엄청나게 비난받고 있긴 하지만, 비판의 초점은 헤즈볼라와의 전쟁 자체가 아니라 그에 필요한 "준비"와 "단호함"이 부족했다는 데 있다. "지상전을 더 빨리, 더 확실하게 벌였어야 한다"는 것이다(〈뉴욕 타임스〉8월 18일치).

불길하게도, 미국 지배계급 내의 논쟁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유엔 결의안이 채택된 11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이스라엘-레바논 위기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네오콘'과 '현실주의자' 사이의 격렬한 쟁투에서 … 네오콘들이 갈수록 승기를 잡고 있다." 레바논 전쟁 동안 미국의 네오콘들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확대해야 하고, 시리아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그들은 헤즈볼라가 거둔 성공이 중동 전역, 특히 이라크·팔레스타인·이집트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도전을 고무하도록 내버려둬서는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레바논에서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재침공 시도가 있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 이후 반복된 패턴은 위기가 심화할수록 그들이 더 극단적인 일을 벌일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우리가 보기에 이것은 미친 짓이다. 그러나 네오콘과 시온주의자들은 조용히 패배를 인정하고 뒷전으로 물러나 앉는 것이야말로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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