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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핵발전소 1~2호기 폐쇄하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수명연장 지지하려 하는가

윤석열 정부가 수명이 다 된 핵발전소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 고리 2~4호기의 수명 연장 절차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남 영광군 소재 한빛 핵발전소 1~2호기 수명을 10년 더 연장하려는 절차에 착수했다. 한빛 핵발전소 1호기와 2호기는 각각 2025년 12월과 2026년 9월에 40년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지난 7월 공청회를 무산시키고 반대 서명을 이어 가는 등 수명 연장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10월 16일 영광군수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지원을 위해 방문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유세 도중 사실상 수명 연장 지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내년이 원래는 가동기한 끝이라면서요. 그래서 혹시 민주당이 이거 문 닫자고 그러는 거 아닐까 이런 걱정하십니까?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안전성이 확고하게 확보되고 우리 주민들이 동의하면 충분히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지요.”

안전성과 주민 동의를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이는 하나 마나 한 소리다.

핵발전소의 안전성은 어떤 식으로도 “확고하게 확보”될 수 없다. 인류는 아직 핵반응을 완전히 통제할 방법을 갖고 있지 않다. 지진 같은 자연재해뿐 아니라 사람의 실수로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체르노빌·후쿠시마 핵 사고에서 보듯 사고 현장은 영원히 폐허로 남게 된다.

한빛 1~2호기에서만 해도 가동을 시작한 이래 무려 100건이 넘는 고장과 사고가 있었다. 2019년에는 한빛 1호기에서 시험운전 중 출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중대 사고가 났다. 운이 좋아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규제 당국은 사고가 난 지 12시간이 지나서야 발전소 가동을 멈췄고 그로부터 또 한참이 지나서야 사고 사실을 공개했다.

올해 6월 12일에는 한빛 핵발전소에서 40킬로미터 떨어진 전북 부안에서 규모 4.8의 강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동한 지 40년이나 지났고 수많은 부실 공사가 확인된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얘기에 주민들은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도 이를 명확히 반대하기는커녕 주민들이 동의하면 수명을 연장하겠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핵발전소 신규 건설에 반대한다면서도 정작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은 반대하지 않아 온 민주당의 두길보기를 보여 준다.

이 발언 전후로 민주당은 영광군수 선거 선두 경쟁 상대였던 진보당을 핵발전소 ‘조기 폐로’를 주장하는 세력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이 어느 층의 표를 얻으려는지 드러난 사례다.

그런데 진보당은 민주당의 두길보기를 공격해야 마땅한데도 오히려 수명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고 대응했다. 수명 연장 여부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결정하자고 한 것이다.

막판 당선권에 가까워지자 표를 잃을까 봐 기존의 ‘조기 폐로’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진보당은 지난 대선 당시에도 탈핵 기조와 핵발전소 조기 폐로를 공약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지적해 왔듯이 안전한 핵은 어디에도 없다. 고(故)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지적하듯 ‘평화적 핵 이용’을 내세운 핵발전은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개발됐을 뿐 효율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