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 ‘2024 연대의 밤’:
“투쟁을 위한 에너지“를 보충하며 연대를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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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저녁 노동자연대 ‘2024년 연대의 밤’이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1년 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반윤석열 운동, 노동자 투쟁 연대 운동, 이주민·난민 연대 운동 등에서 만난 여러 지지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는 윤석열이 제2의 계엄을 준비한다는 정황으로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열렸다. 모든 테이블에서 윤석열에게 숨 돌릴 기회를 주지 말고 운동이 밀어붙여야 한다는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다음날 열릴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배포될 〈노동자 연대〉 호외가 놓여 있었다. ‘윤석열 퇴진’,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독립을’, ‘철도 노동자 임금 올리고 인력 충원하라’, ‘삼성전자노조 파업 정당하다’,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반대한다’,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 지지한다’ 등 한 해 동안 벌어진 각종 운동의 배너가 걸려 있었다.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 유학생들이 많이 왔다. 한해 동안 쉼없이 이어온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통해 인연을 맺은 동지들이다.
그간 크고 작은 투쟁으로 인연을 맺은 노동자들도 참석해 ‘연대’의 밤을 빛냈다. 파업 중인 철도노조를 비롯해 공공운수노조 홍익대 분회, 공무원노조, KT민주동지회, 금속노조, 화물연대, 전교조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연대의 밤’이 한창 무르익었을 때, 주최 측은 지난 한 해 활동을 영상으로 돌아보고, 활동가들의 연대사를 듣는 행사를 가졌다. 자리가 부족해 다른 층에 분산돼 있던 사람들까지 한데 모여 움직이기도 어려울만큼 빽빽하게 자리잡았다.
영상에서 아는 얼굴이 나올 때마다 환호가 터져 나왔다.
노동자연대의 김인식 운영위원은 “여러분들을 격하게 환영합니다”라며 인사를 시작했다. 45년 만에 쿠데타가 일어난 지금,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투쟁과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날 행사로 “투쟁을 위한 에너지 보충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제가 마르크스주의 단체, 사회주의 단체와 가깝게 지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노동자연대는 이전까지 자신이 만난 그 어떤 좌파 단체와도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동자연대가 헌신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통해 재한 팔레스타인인, 무슬림, 아랍인들이 서로 만날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집이 돼 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 하고 말했다.
이집트 군부 독재의 위협을 피해 한국에 온 알리 씨는 “우리 존재가 한국 사회에서 환영받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줘서 감사드린다” 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제가 한국에 온 지 6년이 됐는데 지난 1년은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산다고 처음으로 느꼈던 해”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최근 윤석열의 계엄 사태에 관해 “한국이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을 축하한다”면서도 아직 끝난 게 아니라며 윤석열 퇴진 투쟁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집트에서 살인적인 계엄과 독재를 경험한 이의 말이었다.
살라흐엘딘 한국외대 교수는 윤석열의 계엄 선언을 가리키며 “며칠 전 사건을 통해 안정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주의는 “종합 선물 패키지”와 같아서 권리를 하나라도 빼앗기면 민주주의가 통째로 훼손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집회를 성공적으로 여는 것은 한국의 민주주의에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환 철도노조 서울기관차승무지부 지부장은 노동자연대가 2013년 민영화 반대 투쟁 때부터 꾸준히 연대해 온 것에 감사를 표하며 운을 뗐다. 또한 다음 날 있을 윤석열 퇴진 집회에도 노조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참가할 것이고 “윤석열 정권 내려앉히는 데에 철도노조가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송인도 철도노조 청량리전동차승무지부 부지부장은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을 외치며 재한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빨리 해방과 자유를 되찾기를 바라고, 철도 노동자가 지원하겠습니다” 하고 응원했다.
김종민 철도노조 성북승무지부 지부장은 다음과 같은 연대사를 보내 왔다.
“파업 기간 시민들이 많이 불편하실 수 있지만 [임금 체불, 임금 동결, 안전 인력 감축 같은] 불의에 저항하지 못하는 노동조합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가자들은 “철도 파업 승리하자!“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주최 측은 토요일 오후 3시 여의도 윤석열 퇴진 집회와 일요일 오후 2시 이스라엘 대사관 앞 팔레스타인 연대 ‘집중 행동의 날’에 함께 참가하자고 당부했다.
’연대의 밤’은 11시 30분까지 계속됐지만 행사를 마무리할 무렵 많은 이들이 너무 일찍 끝난다며 아쉬워했다. 참가자들은 헤어질 때 당연한 듯 “내일 봐요”라고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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