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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군정치'가 미국 제국주의를 저지할 수 있을까?

북한의 선군정치, 핵무기 등이 미국 제국주의를 저지할 수 있고, 심지어 전 세계적인 핵 확산이 '진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황당한 믿음도 발견된다. 〈자주민보〉는 "북한 핵실험은 세계 여러 나라(주로 제3세계)의 핵무장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 그렇게 되면 미국의 핵독점은 깨지지 않을 수 없"고, "그것은 이제 강대국이 군사적인 압박에 의한 제국주의 침략정책을 더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핵이 세계를 구할 것이라면 냉전 시대의 끔찍한 '핵 균형'은 왜 세계를 더 낫게 변모시키지 못했을까? 또, 작년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도, 올해 7월 미사일 발사에도 또 지금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왜 한반도에서 긴장이 사라지기는커녕 높아져 왔을까?

일부 '선군정치론자'들은 대중적 반전 운동을 의미 없거나 국가의 무장력을 보조하는 요소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거론하는 것과 달리 레바논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게 굴욕을 준 것은 그들의 군사력 때문이 아니었다. 헤즈볼라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중동 지역에서 매우 광범해진 반제국주의 정서를 정치적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무시한다면 헤즈볼라보다 비할 수 없이 더 큰 무장력을 갖춘 아랍 국가들이 그 동안 매번 이스라엘에 처참히 패배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