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제82차 서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만만찮은 상황에도 꺾이지 않는 저항과 연대를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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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봉쇄가 계속되면서 현재 가자 주민들은 재앙적 기아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주 트럼프는 예멘 폭격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고 팔레스타인 문제는 여전히 세계 정치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의 집회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 250명이 집회와 행진에 참가했다.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가 사회를 맡았고, 영어-한국어 통역이 제공됐을 뿐 아니라, 재한 이집트인 학생 호세이파 씨가 아랍어-한국어 통역을 맡았다. 팔연사가 한국인뿐 아니라 다양한 이주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건설하고 있는 운동임을 잘 보여 줬다.
참가자들은 가자지구 사람들이 한국의 시위대에 감사를 표하며 보내 온 메시지를 경청했다.
“여러분이 표한 연대에 깊은 감사와 긍지를 느낍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연대는 우리의 정당한 대의를 위한 커다란 힘이 되고 있습니다.”(가자의 한 언론인)
“현재 상황 매우 심각합니다. 기근이 모든 가정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우리의 고통을 자신의 일로 여기고 시위에 참여한 여러분께 깊은 경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한 가자지구 주민)

집회를 시작하는 연설에서 나리만 씨는 그런 가혹한 상황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내와 의지가 꺾이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가자는 저항하고 있습니다. 모든 피와 북받치는 희망으로 저항하고, 봉쇄하에서 마치 죽음의 면전에다 ‘여기 팔레스타인인이 있다’고 일갈하듯 첫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난 아이들의 미소로 저항하고 있습니다.”
또, 나리만 씨는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국제적 투쟁 또한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세계인들은 학살에 침묵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미국에서는 방방곡곡 팔레스타인 깃발이 나부끼고 ‘팔레스타인 해방’, ‘봉쇄를 해제하라’ 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습니다. … 트럼프와 파시즘에 맞서 일어난 시위 물결의 중심에도 팔레스타인이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환호로 화답했다. 특히, 나리만 씨는 모로코에서 일어난 고무적인 연대 행동을 부각했다.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를 실은 선박이 모로코 항구에 오자 항만 노동자들은 망설임 없이 후과에 개의치 않고 하역을 거부했습니다. ... 인종 학살에 공모해 온 정부의 침묵과 냉혹함에 대한 꾸짖음이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파리하 씨도 연설에서 연대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연대 시위를 통해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 줘야 합니다.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분노와 희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함께함으로써 우리는 기운을 되찾고 일어서서 저항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파리하 씨는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에 맞설 필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한편, 이집트인 하산 씨의 연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아랍 대중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점도 보여 줬다.
“팔레스타인 당국(PA) 수장 압바스는 최근 방송에 나와 하마스를 ‘개자식’이라고 부르며 무기와 인질을 모두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마치 서안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는 듯이 말입니다. 요르단 국왕과 모로코 국왕, 이집트도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공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정부들의 그런 행동에 절망하던 때에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은 최근 또 다른 용감한 작전을 감행하여 희망을 줬습니다.”


이상윤 ‘건강과 대안’ 책임연구원은 가자지구의 참상을 자세히 전하는 연설을 했다. 이스라엘이 여성과 아이들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고 심지어 표적 살해가 자행되고 있음을 폭로했다.
이 연구원은 그런 참상 속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이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들이 “승리할 것이며 우리는 그들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집회는 행인들에게서 호의적인 반응을 많이 얻었다. 집회 동안 하산 씨의 어린 자녀들이 팔연사의 유인물을 행인들에게 반포했는데, 어느 행인도 그들이 간절한 눈빛과 손길로 나눠 주는 유인물을 거절할 수 없었다. 미소를 지으며 먼저 유인물을 달라고 청하는 행인도 많았다.

행진 대열도 화창한 봄 날씨를 맞이하러 나온 많은 나들이객의 관심을 끌었다. 행진에 참여하는 이집트 난민 자녀들이 소풍 나온 또래 학생들과 서로 손을 흔들고 인사하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행진 도중 청소년 2명이 행진에 가세하여 기자에게 팔레스타인에 관해 이것저것 묻기도 했다. 이들은 중동 정세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더 알고 싶어했다.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행진을 마친 뒤 주최측은 다음 주에는 일요일 집회를 대신해 토요일(5월 3일)에 팔레스타인 연대 포럼이 열린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최대한 많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포럼에서는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 익히 알려진 역사학자 일란 파페와 저술가 타리크 알리가 연설할 예정이다. 재한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한국의 연대 운동 활동가들도 연설한다. 이번 포럼은 나크바 77주년을 맞이해 팔레스타인 연대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포럼 정보)
팔연사 활동가들은 그 다음 주(5월 11일)에 ‘나크바 77년 집중 행동의 날’ 집회도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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