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평 〈모 이야기〉:
웃음과 비극, 저항 의지가 공존하는 팔레스타인인 난민 가족 시트콤
〈노동자 연대〉 구독
서구 대중 문화에서 팔레스타인은 거의 없는 존재다. 팔레스타인인이 등장한다면 테러리스트로 나올 것이다.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하지만 여기 훌륭한 예외가 있다. 팔레스타인인 가족이 주인공인 시트콤이라니. 지금까지 이런 창작물은 없었다. 할리우드와 미국 TV 방송 사상 최초다.

〈모 이야기〉는 팔레스타인인 난민 코미디언 모 애머가 제작,
아랍계 제작진, 즉 이집트계 배우, 알제리계 래퍼, 팔레스타인계 감독,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코미디언 등이 제작, 각본, 연출, 연기에 두루 참여했다.
시즌1
실제로 모의 어머니는 나크바
이처럼 시온주의자들의 학살과 파괴로 집과 땅을 잃고 쫓겨난 1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언젠가 돌아갈 고향 집의 열쇠를 꼭 간직해 왔다.
시즌1은 모 가족이 1991년 미국에 망명했음을 알려 준다. 가족은 텍사스 주 휴스턴 시 교외 지역에 정착한다. 백인과 비백인 비율이 8:92로 백인이 소수,
하지만 모 가족은 난민 인정을 받기까지 22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난민과 이민자들이 겪는 현실적 고통들이 잘 나온다.
모는 난민 심사 과정에서
시즌2에서 모 가족은 마침내 팔레스타인을 방문한다. 역시 모 자신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것이다. 이스라엘 식민주의 국가와 정착민의 만행에 대한 장면과 내용에는 조금의 과장도 없다.
시즌2의 각본 작업과 촬영은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공격 이후 진행됐다. 그런데 시즌2 마지막 장면의 극 중 날짜는 2023년 10월 6일이다. 즉 이야기는 10월 7일 공격 전에 끝난다.
모 애머는 시청자가 10월 7일에만 주목해 그때 갑자기 전쟁이 시작된 것처럼 보이는 걸 가장 경계했다.
19세부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모 애머는 중동의 미군 기지들에서도 여러 번 공연했다. 미군들은 아랍 세계에 대한 증오와 반감을 후회하는 말들을 털어 놓았고 그러다가 때로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울었다고 한다.
모 애머는 미국의 반
〈모 이야기〉에는 미국 정부의 이민 단속과 난민 천대, ICE
차별과 폭력, 학살 전쟁의 현실에 놓인 아랍인 무슬림 청년들이 신앙에서 얻을 수 있는 자존감과 정체성에 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유일무이한 팔레스타인인 난민 가족 시트콤에는 웃음과 비극이 공존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과 저항에 대한 분명한 지지가 있다.
마지막 장면 위로 1960년대 미국 흑인 반란을 북돋았던 니나 시몬의 노래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퍼센트를 기록한 시즌1은 약 3시간 10분, 시즌2는 3시간 40분쯤 된다. 아쉽게도 자막에 몇몇 오류가 있다
미국 대중문화 속 아랍인과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
이 주제에 가장 정통한 연구자 잭 샤힌에 따르면, 18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아랍인이 등장하는 미국 영화들 가운데 32편만 긍정적 관점이고 나머지 약 1000편은 부정적 관점이다.
아랍인은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악의적으로 묘사된 집단이다.
아랍인 남성은 백인 여성에게 성적 위협을 가하는 음탕한 야만인으로, 오일머니를 가지고 경제적 위협을 가하는 어두운 존재로, 종교적으로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묘사돼 왔다. 아랍인 여성은 1896년 에디슨의 회사가 만든 무성영화에서 이국적인 밸리 댄서로 첫 등장한 이래 관능적인 시녀와
팔레스타인인 학자 에드워드 사이드는 명저 《오리엔탈리즘》
이를테면 1899년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백인의 의무〉에서 식민지 주민들을
영화 매체의 진정한 혁신가이며 프랑스의 좌파 감독인 장뤽 고다르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예컨대 폴 뉴먼 주연의 아카데미 수상작 〈영광의 탈출〉
에드워드 사이드의 《문화와 제국주의》
1979년 이란 혁명이 친미 왕정을 타도하면서, 팔레스타인인의 인티파다
극장과 TV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미치광이 살인마들처럼 등장했다. 척 노리스 주연의 〈델타 포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할리우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미국인들을 학살하려고 하는 영화를 30편이나 만들었다.
최대 흥행 대작 반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나온 26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검토한 다른 연구의 결론도 비슷하다. 아랍인에 대한 긍정적 표현은 16개지만, 부정적 표현은 160개다. 26편 가운데 15편에서 아랍인과 무슬림은 분노한 테러리스트로 묘사된다.
인기 TV 드라마 〈24〉 시리즈
2006년부터 2016년 사이 미국에서 벌어진 모든 테러 공격 관련 뉴스를 연구한 조사는, 범인이 무슬림일 경우 그 이유만으로 비무슬림보다 평균 357퍼센트나 더 많이 보도됐다고 밝혔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정치 문화다. 특히 극우 정치의 주류화는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과 이민자 차별의 제도화, 그들을 향한 폭력을 고무한다. 이는 여전히 국가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 실천과도 관계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게 일방으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저항과 연대, 이를테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극우에 맞선 대항 행동 같은 투쟁들이 불길을 막는 불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