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101차 서울 집회 행진:
가자 학살 2년 행동을 알리며 동참을 호소하다
〈노동자 연대〉 구독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주최한 101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서울)이 9월 20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 지상군을 투입한 가운데 열렸다. 100만을 헤아린다는 피란민들을 위협하는 야만적 공격 소식에도, 집회 장소로 모여드는 참가자들의 기세와 표정은 힘찼다. 집회 시작 전부터 재한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뿐 아니라 한국·미국·캐나다·일본·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아르헨티나·파키스탄 등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로 여느 때보다 훨씬 북적였다.
팔레스타인인인 마이크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집회장 인근을 지나다 집회에 합류했다. 그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늘 지니고 다니던 팔레스타인 깃발을 펼쳐 들었다. “한국에서 이런 활력 있는 지지를 만나서 매우 행복합니다.” 마이크 씨는 집회와 행진이 모두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대열을 떠나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연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 연세’의 임재경 씨는 이스라엘의 학살과 미국의 지원을 규탄하고, 그 와중에도 이스라엘과 협력을 지속하는 이재명 정부에 일침을 놓았다. “이재명 정부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IAI·라파엘 등 이스라엘 군수 기업들을 초대했습니다. 국방부와 한국 군대가 이 행사를 후원하고 운영합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임재경 씨는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모든 관계를 끊을 때까지 저항을 지속하자고 호소했다. “우리의 희망은 평범한 사람들의 저항에 있습니다.”

첫 발언에 나선 이화여자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인티파다’의 알레 씨는 “이스라엘의 만행 하나하나가 우리가 매주 토요일 이곳에 나와 항의할 이유를 더해 준다”고 발언했다. “이스라엘은 우리의 연대 운동이 소용없다고 생각하게끔 만들려 합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에 살해당한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가 말했듯, ‘대업을 이루려면 시간이 드는 법’입니다.
“침묵으로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킬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기억합시다.” 힘찬 발언에 발걸음을 멈추고 집회에 참가하는 행인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발언하는 알레 씨의 뒤에는 여러 대학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를 건설하는 학생들이 함께 섰다. 그들은 10월 1일 대학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들이 개최할 가자 학살 2년 대학생 행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저항의 2년, 연대의 2년
이어서 사회자는 가자 학살 2년을 맞아 팔연사가 기획한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했다.
9월 27일 토요일 오후 1시 YWCA 대강당에서는 ‘팔레스타인 연대 포럼 — 저항의 2년, 연대의 2년’이 열린다. 그간 팔연사 집회에 메시지를 전해 왔던 가자지구 현지 기자들과, 팔레스타인인 운동가들과 저술가들이 이날 온라인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그리고 10월 12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가자 학살 2년 전국 집중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린다. 사회자는 둘 모두에 적극 참여를 호소하며, 10월 첫째 주에는 강남과 홍대입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캠페인이 열릴 것이라고도 안내했다.

이어서, 학부모이자 방과후강사인 장미순 씨가 마이크를 잡고 지난 2년 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 그리고 그에 연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큰 영감을 얻었다고 발언했다.
“이 참혹한 상황에도 가자지구에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더는 고통받지 않게 하려면,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그들에 연대하는 세력이 더 커져야 합니다.” 장 씨는 연대 지속을 결의하고 호소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발언자는 수단인 오마르 압데라흐만 씨였다. 그는 수단의 대의와 팔레스타인의 대의가 하나라고 발언했다. “수단인들은 봉쇄당해 굶주리고 외면받는 것이 무엇인지 압니다. 수단 알파시르에서 팔레스타인 가자까지, 봉쇄도 고통도, 그리고 해방도 하나입니다.”

“팔레스타인 연대는 그저 멀리서 보내는 응원이 아니라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신념이자 의무”라는 압둘 씨의 선언은 큰 박수를 받았다. “수단 수도 하르툼은 ‘이스라엘 인정도, 이스라엘과의 평화도, 협상도 없다’는 3대 ‘No’의 도시입니다. 그 유산을 계승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지지와 응원
도심 행진에 나서면서 참가자들의 기세는 더한층 높아졌다. 선두에서 대열을 이끄는 재한 이집트인들의 북소리와 대학생들의 구호 선창이 종로 거리를 쩌렁쩌렁 울렸다.
행진 대열은 가는 곳마다 환대받았다.
구호 소리를 듣고 대열에 합류하는 관광객들, 대열이 걷는 방향으로 함께 걸으면서 구호를 따라 되뇌는 한국인 행인들이 여럿 보였다. 대열을 유심히 바라보는 행인들에게 10월 12일 행동을 알리는 리플릿을 건네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인사동거리에서는 다채로운 관광객들이 일제히 대열을 주목했다. 두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팔을 치켜들고 연대를 표하는 아프리카계 여성, 대열이 지나가도록 쉼 없이 박수를 치는 한국인 모녀 등 지지도 컸다. 수십 명이 대열에 합류했다.
광화문네거리에서는 촛불행동의 ‘158차 촛불대행진’ 대열과 서로 엇갈리며 연대의 구호와 함성을 주고받았다. 팔연사 대열이 손을 흔들며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을 외치자 촛불행동 대열의 참가자들도 함께 외치며 연대의 손짓을 보냈다.
대열은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도착해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시도를 맹렬히 규탄하면서 집회와 행진을 모두 마무리했다. 주최 측은 다음 주 계속될 팔레스타인 연대 일정에 적극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제보 / 질문 / 의견
〈노동자 연대〉는 정부와 사용자가 아니라 노동자들 편에서 보도합니다.
활동과 투쟁 소식을 보내 주세요. 간단한 질문이나 의견도 좋습니다. 맥락을 간략히 밝혀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내용은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독자편지란에 실릴 수도 있습니다.
앱과 알림 설치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