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전한다:
이스라엘의 도하 폭격 이후 카타르에서 터져 나온 분노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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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카타르는 충격에 휩싸였다.
치욕 —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격을 두고 중동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그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내놓은 휴전안을 두고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회담 중이던 하마스 지도자들을 살해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공격은 그들이 목표한 대상을 타격하지 못했다. 그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보안 요원들과 22세의 카타르 경찰관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공관 지역 한복판을 강타했고, 학교와 민가 근처에 떨어졌다. 피해가 크다.
이에 9월 12일 금요일 기도 후 군중이 대규모로 운집해 카타르에서는 유례 없는 규모로 분노를 드러냈다.

사망한 젊은 경찰관의 장례식은 널리 생중계됐다. 유가족들이 관을 두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공중파를 탔다.
복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광범하다. 아랍 지배자들은 “형제국 카타르”를 옹호하는 성명서들을 쏟아냈다. 카타르 정부가 이스라엘에 반격해야 한다는 촉구들이 있다. 정부 내에서도 에둘러서 위협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처하는 “실용주의적 방식”의 토대를 허물었다. 카타르는 대화와 타협이 끝없는 전쟁을 끝낼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줄곧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 대안을 날려버렸다. 트럼프가 추진한 아브라함(이브라힘) 협정, 즉 이스라엘과 걸프[페르시아만 ─ 역자] 연안 산유국 왕가들 사이의 관계를 정상화시킨다는 전략은 이제 누더기가 됐다.
카타르는 미국과 관계가 긴밀하다. 카타르에는 페르시아만 최대 미군 기지가 있다.
또 카타르는 아랍 세계의 외교 중심지를 자임하며 미국-이란 사이의 가교 구실을 해 왔다.
카타르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내내 중재자를 자임해 왔다. 서방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종전 협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협상,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의 협상도 모두 도하에서 열렸다.
그런데 이번에 카타르는 굴욕을 당했다.
이스라엘을 향하던 이란 드론을 요격한 카타르 공군은 정작 자국에 대한 공격은 막지 못했다. 미국제 F-15 전투기,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최신형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공군 기지 격납고에 가득한데도 말이다.
트럼프가 직접 카타르 정부 인사들을 속이고 하마스 지도부를 협상으로 꾀어낸 다음 이스라엘이 공격할 수 있도록 미군을 철수시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카타르 관리들에 따르면 그들은 공격 직전에 튀르키예가 알려준 덕에 더 큰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마스 인사들은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에 피신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 공공연히 반대하는 것 때문에 중동 내 경쟁의 역학이 변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서방의 믿음직스러운 동맹이자 이스라엘의 우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스라엘에 공공연히 맞서고 있다. 튀르키예의 개입은 카타르에게는 외교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다. 이는 카타르와 튀르키예가 공동으로 시리아 재건 계획을 추진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동 내 핵심 동맹국에게 굴욕을 줬고, 다른 국가들도 소원케 했고, 서방에 붙어먹으려는 아랍 정권들의 시도가 얼마나 무망한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외교적 설전과 공허한 수사의 근저에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카타르와 걸프 연안 왕국들의 대중이 보인 반응이었다.
이스라엘의 전쟁에 대한 외교적 해법은 무망해 보인다. 제국주의자들과 협상한다 해도 돌아오는 것은 굴욕뿐이다. 그리고 이번에 서방은 중동에서 가장 믿을 만한 동맹국에 굴욕을 안긴 것이다.
파이살은 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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