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특별 취재 - 2007 케냐 세계사회포럼:
2007년 반전 운동의 전망을 보여 준 세계사회포럼 반전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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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사로 나선 미국의 필리스 베니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번 반전 총회는 WSF의 매우 중요한 회의다. 조지 부시는 제국 확장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WSF는 그 동안 경제적 쟁점뿐 아니라 전쟁 문제도 다뤄 왔다. 그 과정에서 반전 총회가 핵심 구실을 했다.
“수많은 이라크인들이 학살됐다. 미군들도 피해자다. 제국의 군대 안에서 저항이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 참전군인들과 군인 가족들이 반전 운동에 나서고 있고, 병사들 1천여 명이 ‘이 전쟁은 이길 수 없다. 군인들을 철수시켜라’는 공개 서명에 동참했다.
“부시는 전쟁을 확대하려 한다. 부시는 소말리아를 폭격했다.
“이라크 전쟁에 맞서 전 세계 거리로 나서야 한다. 자국 정부의 전쟁 지원에 맞서 싸워야 한다.” “미국은 1월 27일 워싱턴에서 수십만 명의 시위가 벌어질 것이다. 우리는 의회에 요구할 것이다. ‘연구 보고서 따위는 필요 없다. 답은 나와 있다. 즉각 철수하라’
“이라크 개전 4주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방 점령 40주년을 맞이해 시위하자.”
이라크인 이스마엘의 두번째 연설도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적들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라크의 압제자는 누가 창조했는가? 테러리스트? 진정한 테러리스트는 그들이다. 민주주의? 우리는 폭격과 파괴 위에 건설된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 핵무기? 물론 우리들은 핵무기가 없는 세상을 원한다. 그러나 당신들은 도대체 핵무기를 몇 기나 보유하고 있는가. 스마트 폭탄? 아이들을 찢어 죽이는 폭탄이 당신들이 말하는 ‘스마트’ 폭탄인가?”
회의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 이라크 석유노조 위원장은 메시지를 통해 국제 반전 운동의 연대를 요청했다.
“이라크 석유노조는 점령에 반대해 파업을 벌였다. 그리고 점령군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이라크 석유 사유화에 반대해 투쟁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인들을 분열시키지 못했다. 우리는 분열 지배에 맞서 싸울 것이다. 석유는 이라크인들과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것이다. 우리의 싸움을 지지해 달라.”
남반구 초점의 월든 벨로는 이렇게 주장했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약화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의 위기를 가중시켰다. 반전 운동은 50년 된 압제자와 억압들의 동맹인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을 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 몰릴수록 부시 일당은 더 비이성적인 행보를 취할 수 있다. 부시의 광기를 과소평가하지 말자.
“미국인들은 중간선거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믿을 수는 없다. 우리는 즉각 철군을 요구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3만5천 명도 즉각 철수해야 한다. 부시의 광기가 이란에서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이미 부시는 소말리아를 폭격했다. 수단의 다르푸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인도주의적 개입’을 핑계로 개입하고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2003년 2월 15일 시위를 비롯해, 2004년과 2005년 강력한 반전 선언을 세계에 전했다. 이 과정에 반전 총회가 중요한 구실을 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유럽을 대표해 연설한 영국 전쟁저지연합의 가이 테일러는 “조지 부시는 이제 “장기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이 아님을 시인한 셈이다” 하고 말했다.
“이라크와 소말리아의 침공을 연결시켜 봐야 한다. 그리고 여전히 이라크가 전쟁의 핵심이다. 미국이 만약 이라크에서 철군한다면, 그 날은 전 세계 반신자유주의 운동과 사회 정의를 위한 운동에게는 축제의 날이 될 것이다. 반전 운동의 가장 커다란 장점은 국제적인 단결이다. 전진하자.”
플로어 토론도 시종일관 진지하고 활기차게 진행됐다. 나는 “한국 정부도 토니 블레어처럼 전쟁 지원 때문에 정치적 시체가 됐다”는 점과 “이주노동자들과 일부 무슬림들을 마녀사냥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테러와의 전쟁이 국내 억압을 강화한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무슬림 마녀사냥이 진행되고 있다. 반전 운동은 이에 반대해야 한다. 그래서 반전 총회는 무슬림 속죄양 삼기 반대와 시민적 자유 옹호를 성명서에서 채택해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로 지지를 얻었다.
이날 반전 총회는 국제 반전 운동의 전진을 결의하며 이라크 개전 4주년에 맞춰 3월 17일~20일 국제공동반전행동을 결정했다.
아울러 “전쟁 중단, 철군”과 “이라크 미군기지 철수, 이라크 석유 사유화 반대, 이라크 전쟁 피해자 보상”, “팔레스타인 점령 종식, 이란 공격 반대, 소말리아 폭격 반대, 아프가니스탄 점령 중단”, “무슬림 속죄양 삼기 반대, 시민적 자유 옹호”를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