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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박치기 Love&Peace>,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
차별과 냉대를 향한 박치기 한 방

1960년대 말 일본 조선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박치기〉의 후속작 〈박치기 Love&Peace〉가 10월 11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 위협론을 빌미로 총련 탄압을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박치기〉와 〈박치기 Love&Peace〉 같은 영화가 일본인 감독에 의해 제작돼 일본에서 상영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때는 1974년. 재일 조선인 안성은 난치병에 걸린 아들 창수의 치료를 위해 동생 경자와 도쿄로 이주한다. 그러나 ‘여권도 없는’ 안성과 경자 남매가 할 수 있는 일은 샌들 공장에 취직하거나 곱창집 종업원이 되는 것뿐이다. 경찰은 ‘개줄(외국인 등록증)을 갖고 다니지 않으면 체포할 수 있다’며 대놓고 협박하고 조센징이라는 이유만으로 전철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맞아야 하는 사회에서, 안성과 같은 자이니치(재일 조선인)가 바르게 살기란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안성은 어린 창수의 막대한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밀수를 시작한다. 경자는 창수의 치료비를 마련하고 또 지긋지긋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연예인으로 출세하려 애쓴다.

많은 자이니치들이 그랬듯이 경자도 배우가 되려면 자신이 자이니치임을 숨겨야 한다. 제작자는 주연 배우가 되려면 일본인이 돼야 한다고 강요한다. 그리고 배우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이 일본의 태평양 전쟁을 미화하는 영화 〈태평양의 사무라이〉에 출연해야 한다. 경자의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때 제주도에서 강제 징용을 당하지 않으려고 목숨을 건 탈주를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경자와 안성 남매는 일본 사회의 차별과 냉대에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안성의 박치기는 일본 사회의 억압에 맞선 자신만의 저항 수단이다. 그는 이번에도 자신과 가족들을 괴롭히는 일본인들에게 통쾌한 박치기 한 방으로 응징한다. 경자도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기성 질서에 굴복하지 않는다.

영화 후반부에 흐르는 노래 〈임진강〉은 전작에 이어 영화의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내준다.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듯 일본 사회에서 재일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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