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다큐멘터리 〈차별〉:
일본 조선고교 학생들의 학창 생활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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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통일부)가 문제 삼는 김도희·김지운 감독의 영화 〈차별〉은 올해 3월 개봉한 다큐멘터리다.
〈차별〉은 일본 사회에서 쟁점이 돼 온 조선고교 무상화 제외 사건과 그에 맞선 손해배상 소송 일대기를 다뤘다. 차별에 맞서 싸우는 조선학교 학생과 재일동포들, 그들과 연대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2010년 4월 일본 정부는 고교 무상화 정책을 외국인 학교까지 모두 포함해 시행하면서, 유일하게 조선고등학교 10곳만은 배제했다. “조선학교에 취학지원금을 지급하면 이 돈이 어떻게 이용될지 모른다”는 것이 일본 문부성이 재판에서 내세운 논리였다.
총련·북한과의 연계를 문제 삼아 조선고교를 교육기관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 학생과 교사를 마치 불순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다.
이 문제는 재일동포에 대한 인종차별이 일본 권력자들이 조장해 온 체계적 차별임을 다시 한 번 드러냈고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존재를 부정 당하는’ 굴욕감을 안긴 사건이었다.
일본 정부는 1945년 해방(일본에는 패전) 이후 일본을 떠나지 못한 재일동포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력을 용인하고 부추겨 왔다. 재일동포들은 서로의 안전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조선학교를 설립하고 민족 교육을 이어 왔다.
현재 학생 8000여 명이 조선학교(유치원, 초·중·고)에 다니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를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학교 졸업은 학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조선학교는 정부 지원금은 물론이고 전철 통학권 학생 할인, 무선 인터넷 설치나 코로나 방역 지원 등 매우 기본적인 지원에서조차 배제된다.
2018년에는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생들의 개인 소지품들을 공항에서 일본 세관이 갑자기 검사해 빼앗아 가는 일도 벌어졌다. 필통, 방석, 쿠션 같은 것들이었다.(현재 영화 〈차별〉 제작자와 함께 통일부의 압박을 받고 있는 단체 ‘몽당연필’은 당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 정부의 차별과 배제 속에 조선학교 학생들은 일본 우익들의 공격 표적이 돼 왔다.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모임’(재특회)을 중심으로 ‘혐한’ 우익들은 조선학교 여학생들을 밀어서 넘어뜨리거나 조선학교 교복인 치마저고리를 칼로 찢어 버리고 도망치는 일 따위를 전철 등 공공장소에서 벌인다.
영화에서 조선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법원 앞에서 패소 소식을 들은 직후 이렇게 울면서 외친다. “배워야 하는 학생으로서 배우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일본 학생들과 같은 학생입니다.”
“차별이 얼마나 괴로운지 당신들이 압니까. 동무들은 부끄러운 존재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말아 주세요! 당당히 공부해 주세요!”
조선학교 학생들은 차별과 배제 속에서도 순수한 웃음을 잃지 않고, 재일동포의 삶과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이어 가자고 말한다. 그들의 삶을 영화 〈차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