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명기했다. 2012년부터 활용될 예정인 이 해설서에는 독도 문제를 일본이 러시아에 반환을 요구하는 북방 네 개 섬과 같은 차원으로 끌어올려 교육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이라고 국내외에 널리 선전하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는 고등학교 공민 교과서 학습지도요령에도 독도 영유권을 명기할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독도 영토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본 우파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의 조선 침략 과정에서 1905년 일본 영토로 강제 편입됐던 독도는 해방과 함께 한국으로 귀속됐다. 그러나 일본은 1952년 1월에 독도 문제를 제기한 이래 걸핏하면 영유권 주장을 내세웠다.
독도 영유권 주장은 199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일본 자민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1996년에 독도 영유권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고, 문부성은 1996년 2월 검정 중고교 지리 교과서 5종류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했다.
2001년에는 시마네현 지사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2004년 3월에는 일본 외무성이 웹사이트를 개편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적시했다. 2005년에는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군국주의
이렇게 1990년대 중엽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봇물 터지듯 나온 것은 일본 군국주의 흐름의 일환이다. 1990년대 내내 지속한 경제 위기는 공식 정치의 우경화를 낳았고, 1991년 걸프전 참여를 계기로 일본 지배자들은 군사력 증강을 꾸준히 시도했다.
일본의 군국화 추세는 21세기 들어 더욱 강화했는데, 2001년 9·11 이후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적극 참가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미일동맹의 강화로 일본은 평화헌법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군사력 증강의 야욕을 키울 수 있었다.
지난해 일본의 군사예산은 4백억 달러로 세계 5대 국방비 책정국에 들어갔다. 일본군은 비록 주변국들보다 규모는 작지만 최첨단 장비로 무장했다. 전쟁 금지를 선언한 평화헌법도 지난해 국민투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일본의 군국주의화는 곳곳에서 영토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
한미일 공조체제를 고려할 때 당장 일본이 독도를 침공할 듯이 말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얘기다. 그러나 일본의 독도 영토분쟁화는 한국과 마찰을 빚을 것이고, 일본 정부는 이것을 군사대국화를 위한 국내 여론 조성에 이용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