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읽기 전에 “금강산 피격 사건: 우왕좌왕하는 이명박 대북 정책”을 읽으시오.
피격 사건이 이명박의 처지를 군색하게 만들었다 해서 곧 남한 진보운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갑작스런 ‘북풍’은 대체로 남한 진보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남한의 우익들이 북한군의 이번 야만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과거 그들은 북한 체제만큼이나 야만적이었던 군사독재를 지지했고, 지금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파괴하려 온갖 반동을 시도하는 자들이다. 이런 우익들은 종종 ‘북풍’을 진보진영을 공격하는 데 이용했다.
이번에는 특히 촛불시위로 급진화한 사회 분위기를 오른쪽으로 되돌리는 데 이용하려 할 것이다. 우익 단체인 국민행동본부는 “[촛불] 주동세력과 50대 아주머니를 등 뒤에서 쏘고도 남한이 책임져야 한다고 우기는 세력(북한)은 같은 뿌리”라며 “촛불 난동 세력 응징” 운운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경찰은 범청학련남측본부 후원회원 2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불구속 입건했다.
이런 식의 ‘북풍’ 이용하기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1996년 당시 정치 위기에 처한 신한국당(지금의 한나라당)은 심지어 북한 지배자들에게 휴전선에서 총격을 해 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이 점은 남한 진보진영이 남북한 지배자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이어야 함을 보여 준다.)
2006년 북한 핵실험 직후 노무현 정부도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터뜨려 관련자들을 속죄양 삼았고, 우파들은 이런 마녀사냥을 한미FTA 반대 운동 탄압에 이용했다. 이명박과 우파들은 이번에도 이런 속죄양을 찾으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