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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파업 현장취재:
“이 싸움은 1퍼센트 정부가 외면하는 99퍼센트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싸움입니다”

“본사를 포함한 언론노조가 내일 아침 방송법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조합원인 저는 이에 동참해 당분간 뉴스에서 여러분을 뵐 수 없게 됐습니다.”(MBC 뉴스데스크 박혜진 앵커)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거꾸로 가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맞선 투쟁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투쟁의 선봉에 나선 MBC 노동자들은 26일, 오전 10시에 파업출정식을 갖고 결의를 다졌다. MBC 본사 건물 1층 로비는 5백여 명의 조합원들의 투쟁 열기로 가득 찼다. MBC 조합원들은 87.6퍼센트의 지지율로 파업에 찬성한 바 있다.

파업쟁의대책위원회 김재용 대변인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통과시키려는 언론장악 악법의 문제점을 명쾌하게 비판했다.

“언론장악 7대 악법은 재벌과 조중동에게 방송을 넘겨주겠다는 것 …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공영방송의 여론 독과점을 문제시하는데, 국민들이 편향된 조중동보다 공영방송을 더 신뢰한다는 것이 진실이다 … 프랑스에서 공영방송이 기업에 넘어간 후 제작비가 감소하고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졌다.”

박성제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위원장은 “지난 정권들과 달리 군사독재정권의 DNA를 가진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에 맞서기 위해 전 조합원들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목포 지역 지부 소속의 한 조합원은 이명박 정권을 유지하고 재창출하려는 정치적 악법과 공영방송 민영화가 가져올 구조조정에 반대하기 위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악수가 앞으로 더 거대한 투쟁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IMF 이후에도 구조조정이 몇 차례 있었는데, 세계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 구조조정과 해고에 대한 우려감도 있다고 했다. 특히, 지역 방송사는 지금도 어려운 상황인데, 앞으로 더 나빠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회별 파업 출정식에 이어, 오후 2시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파업 출정식이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언론장악 7대 악법 저지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대회”에는 MBC 노동조합을 포함해, SBS, CBS 등의 방송사와, 경향신문 등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강행 통과시킨다면 정권퇴진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정책에 맞서 강력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파업 돌입과 함께 대변인 직을 맡은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김재용 보도민실위 간사를 만나 파업의 의의와 언론악법의 문제에 대해 들었다.

조중동 같은 신문사들이 방송사를 소유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왜 이를 추진하는 건가요?

신문사들 입장에서는 일단 방송사를 소유해서 어려운 자신들의 환경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조중동 같은 신문사들도 요즘 어렵다고 하지 않습니까. 방송사를 소유하면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식이라면 그동안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볼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큐멘터리처럼 실제 수익이 나지는 않는 분야들이 있잖아요. 공영방송이 사영화되면 이런 것들이 축소되거나 심지어 사라질 수 있는 겁니다. 공영방송이 아닌 세계의 방송 채널들은 수익 문제 때문에 이런 것들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중동은 신문 시장에서만 80퍼센트를 차지하는데 방송을 장악해 사실상 여론을 움직이는 도구로 삼으려 하는 것입니다. 여론을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되면 그 정치적·경제적 이익은 어마어마한 것이 될 겁니다.

〈중앙일보〉가 홍석현이 구속될 때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치고 이건희를 비호했던 것처럼 대자본이 방송을 장악하면 방송은 특정인만을 위한 방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 보루인 지상파까지 재벌들에게 헌납하면 보통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말에 누가 귀를 기울이겠습니까.

한나라당은 KBS와 MBC 때문에 2002년 대선에서 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명분은 그럴싸하지만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1퍼센트 특권층만 잘 먹고 잘 사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비판 보도를 틀어막으면 영원히 독재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신문·방송법 개정으로 미디어 산업을 확대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요.

신문사가 방송을 겸업할 수 있게 된다고 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여기저기 삽질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말이 안 되지만 방송은 더욱 그렇습니다. 대단히 기술집약적인 산업이라 고용창출 효과가 작습니다. 곡괭이 한 자루씩 들고 방송할 수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정부와 한나라당은 22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여기엔 아무 근거도 없습니다. 정부가 고용창출 근거를 갖고 있다면 제발 보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그런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또 정확히 알아 봐야겠지만 MBC만 해도 자산규모가 10∼20조 원에 달합니다. 〈한겨레〉〈경향신문〉 같은 언론사들은 방송사 소유 경쟁에 끼어드는 것조차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결국 1퍼센트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책인 것입니다.

당장은 경쟁 때문에 기자나 PD 등을 데려가려고 해서 일자리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은 기자와 PD만 하는 게 아니죠. 특히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면서 엔지니어나 송출 인력은 어떻게든 줄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당장 문제가 생길 겁니다.

그리고 ‘PD수첩’이나 ‘시사투나잇’처럼 사주와 정부 눈 밖에 나는 프로그램은 바로바로 폐지시켜 버릴 텐데 이것이 더 큰 문제일 겁니다.

SBS 같은 민영 방송도 이번 투쟁에 함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맞습니다. 사실 SBS가 민영 방송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영 방송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방송 체계 안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처음 SBS가 방송을 시작했을 때 선정성 논란 등이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아졌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죠.

문제는 사영화된 방송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정반대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라셍크라는 상업방송은 그런 경쟁에서 밀려 결국 망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언론악법 문제에서는 SBS 같은 민영방송도 자유롭지 않은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소유지분 제한을 강화한 수정안을 제시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완전히 기만전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언론악법은 어제 오늘 추진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지분 제한과 관계없이 자본의 이익을 위해 지상파를 조중동 같은 신문사들에 넘기려고 할 것입니다.

취재 김지윤·이상우·장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