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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규탄 기자회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즉각 철수하라!”

1월 5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12월 30일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 이번 기자회견에도 7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이스라엘의 학살에 대한 높은 분노를 보여 줬다.

첫 발언자인 ‘나눔문화’의 김재현 씨는 “한국 정부도 미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옹호하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2002년에 이라크에 방문한 적이 있는 동화작가 박기범 씨는 “TV 속에 비친 팔레스타인의 모습은 2002년 이라크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며 “지금 기자회견에 나온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학살에 반대하고 있음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다함께’의 김덕엽 씨는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헤즈볼라에게 패배한 것에 대한 피의 보복을 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이야말로 진정한 테러리스트”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이 고리를 끊어낼 때까지 우리의 저항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의 지은 씨는 “국제사회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지금이라도 더 큰 학살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즉각 철수하라!”,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 “미국은 학살 지원 중단하라!” 하는 요구가 담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들은 이스라엘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이스라엘 대사는 서한 접수를 거부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는 세계 곳곳에서 계속됐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50만 명이 모여 행진했고,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각각 2만 명, 6만 명이 모여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했다. 레바논·터키·그리스 등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1월 6일에는 광화문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등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에 맞선 저항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더 강력한 연대로 이스라엘의 야만적 학살을 끝장내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지지구 지상군 투입을 규탄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 성명서

인간의 피는 메마른 땅을 적시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08년 12월 27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과 학살을 시작한지 9일을 지나고 있다. 수 백 톤에 달하는 폭탄을 가자지구에 쏟아 부으면서 며칠 사이 사망자 수가 450명을 넘고, 부상자도 2,300여 명을 헤아리고 있다. 관공서와 병원, 학교, 주택과 도로 등 이스라엘의 파괴는 그야말로 무차별적이다.

지금 이스라엘이 진행하고 있는 공격은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전체에 대한 폭격과 학살이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은 지난 1월3일 가자지구 자발리야 지역에 있는 한 이슬람 사원을 폭격하였다. 당시 이 사원 안에는 200여명이 기도를 하고 있었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적어도 1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렇게 남녀노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진행되는 폭격이 과연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한 것이란 말인가!

1월 4일 새벽, 우리는 또 다른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이스라엘이 드디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투입한 것이다. 폭격을 통한 학살로도 피의 굶주림을 채우지 못한 이스라엘이 이제는 탱크와 군인들을 직접 동원하여 대규모 살육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이다.

오래전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있는 공항을 파괴하였고, 하늘에는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폭탄을 떨어뜨리고 있다. 바다에는 이스라엘 군함이 가자지구를 향해 함포 사격을 하고 있고, 국경에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군인들이 총을 들고 지켜선 채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을 가로막고 있다.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라는 좁은 땅에서 도망을 갈래야 갈 수도 없고, 물러 설레야 물러설 곳도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150만의 팔레스타인인들은 그야말로 가자지구라는 감옥에 갇힌 채 이스라엘의 폭격과 총격을 받으며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군사공격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위기 또한 심각하다. 병원마다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고, 의료인들은 의약품이 부족하여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도 없다. 전기 공급이 중단된 지역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외부와의 소통이 끊어진 채 폭탄이 터지는 소리만 듣고 있다. 식량과 물, 연료의 부족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되고 있어 팔레스타인인들은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빼앗긴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없다며 공격을 멈출 수 없다고 했고,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려는 시도마저 가로막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학살 행위를 자위권이라며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있고,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려는 것도 가로막고 나섰다. 지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학살에 사용하고 있는 F-16 전투기와 아파치 헬기 등은 미국으로부터 가져 온 무기들이다. 정치적·군사적으로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미국은 팔레스타인인 학살의 공범일 뿐이다.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지난 2008년 12월29일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정부는 최근 하마스의 공격과 곧 이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및 인근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함으로써, 마치 이번 일의 원인이 하마스 측에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국제 정치에 어두워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이참에 진실을 말해 주겠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민주적인 절차로 하마스가 집권을 했고, 이때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경제봉쇄와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이미 2006년 여름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격하여 수 백 명의 사람들을 학살 했고, 하마스뿐만 아니라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008년 말부터 이스라엘이 다시 가자지구를 공격하며 학살극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지금 세계 각지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우리는 주장한다. 팔레스타인인도 하마스도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폭탄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이 죽음의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세상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탱크가 아니라 자신의 땅에서 자유롭게 길을 걸으며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정의로운 세상이다.

이스라엘은 똑똑히 들어라. 인간의 피는 우리 몸속에서 따뜻하게 흐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메마른 땅을 적시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숨을 빼앗지 말라. 지금 당장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과 학살을 중단하라.

2009년 1월5일
참가단체 일동

개척자들, 경계를넘어,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노동자의힘, 다함께,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 보건의료단체연합,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아시아의친구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인권실천시민연대, 진보신당,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평화네트워크, 한국진보연대(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