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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침략:
‘테러와의 전쟁’의 새로운 발화점

조지프 추나라는 영국의 혁명적 반자본주의 잡지인 《소셜리스트 리뷰》 편집자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은 가장 중요한 동맹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낳은 불안정이 결합된 결과다.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은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아레츠〉 보도를 보면, 이스라엘 국방장관 에우드 바락은 6개월 전 하마스와 ‘정전’ 협상을 벌일 당시 팔레스타인 공격 준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 공격은 미리 계획된 학살이지, 이스라엘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듯이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한 즉흥적 대응이 아니었다.

가자를 공습한 F-16 전투기는 미국 정부가 제공한 것이고, 미국 정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30억 달러 어치의 군사 장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최첨단 군사 조직인 이스라엘군 ― 탱크, 공격용 헬리콥터, 전폭기, 심지어 핵무기도 가지고 있다 ― 이 이스라엘 때문에 생활이 거의 중세 수준으로 후퇴한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가자의 1백50만 주민들은 매우 작은 땅덩어리에 밀집해 살고 있다. 주민 중 절반이 아동이고, 그 중 절반이 ‘외상후증후군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2007년 6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 경제 봉쇄 때문에 산업의 95퍼센트가 가동을 중단했고 주민의 75퍼센트가 인도주의적 지원에 의존해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 지원을 두 번째로 많이 받는 이집트는 가자와 통하는 국경을 봉쇄해 이스라엘의 경제 봉쇄에 동조했다.

가자 주민들은 굶주리고, 투옥되고, 가족을 잃으면서도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를 사용해 계속 저항했다. 이스라엘 국가는 이것을 빌미로 더 큰 학살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폭격을 시작하면서 한 이스라엘 국방부 관료는 이스라엘군이 “엄청난 수”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일 수 있고, 가자를 “수십 년 전 과거로 후퇴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다른 관료는 하마스뿐 아니라 “하마스가 로켓을 쏘는 것을 돕고 은신처를 제공하는 민간인들”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을 포함해 일부 ‘국제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학살을 보고 휴전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미국의 중동 지역 핵심 동맹국이 저지르고 있는 일방적 학살을 두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전투로 묘사했다.

우리는 이스라엘에게 ‘휴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6개월 간 공식 휴전 동안 군사 작전을 준비했고, 가자에 대한 봉쇄를 강화했다.

또, ‘휴전’을 준수하는 대신, 이스라엘은 계속 공격을 감행해 수십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했다. 이것은 최근 몇 년 동안 팔레스타인에서 발사된 로켓으로 죽은 이스라엘인보다 훨씬 많은 수다.

이스라엘 복지부 장관 아이작 헤어조크는 이렇게 말했다. “인도주의적 휴전은 … 군사 작전 준비와 모순되지 않는다.”

왜 이스라엘은 지금 공격을 감행했을까?

한 요인은 2월에 있을 이스라엘 총선이다. 현 총리 에우드 올메르트와 카디마당의 대선 후보인 현 외무부 장관 치피 리브니는 추락하는 인기를 만회할 계기가 필요했다.

이런 단기적 요인뿐 아니라 좀더 장기적인 계획도 연관돼 있다. 먼저,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침공 당시 헤즈볼라의 저항에 직면해 이스라엘군이 겪었던 수모를 씻어내고 자신이 여전히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둘째는 가자에서 민주적으로 당선한 하마스 정부를 제거해 팔레스타인과 이웃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배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일부 이스라엘 관리들은 버락 오바마의 당선 후 미국과의 관계가 변할 것을 두려워해 오바마의 취임 직전에 행동하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바마의 보좌관들이 보여 준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를 고려하면, 이 문제에서 오바마 정부와 부시 정부 사이에 상당한 연속성이 있을 것이고, 이것은 ‘변화’를 바라며 오바마에게 투표한 사람들을 실망시킬 것이다.

그러나 가자 학살의 뿌리는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단순한 야심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있다.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이스라엘 국가 자체의 성격에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자기 고향에서 대량으로 축출하고 세운 인종차별주의 국가며, 중동 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 제국주의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 공격을 가능케 한 맥락과 조건을 제공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이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략이 낳은 공포는 다른 국가들에게 자체의 ‘테러와의 전쟁’을 벌여도 괜찮다는 신호탄이 됐다. 그래서 그루지야가 재앙적인 남오세티야 공격을 감행했고, 에티오피아는 소말리아를,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침략했다.

미국이 계속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이유는 중동에서 패권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이란을 견제하는 데 실패한 현 상황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더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가자에서 ‘정권 교체’가 성공한다면, 이스라엘과 미국이 여전히 중동 지역의 소국들을 위협하고 굴복시킬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것은 시리아와 이란에 보내는 경고가 될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이란의 대리자라고 주장해 왔다.

앞으로 불안정이 심화할 것이다. 경제 위기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가들은 경제 위기의 대가를 다른 나라에 떠넘기려 할 것이고, 경쟁자를 희생시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할 것이다.

이런 ‘싸우는 형제들’의 공통점은 가장 약한 자가 위기의 대가를 치르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지배자들의 공격은 두 방향에서 전개될 것이다. 하나는 가자 공격을 포함해 군사적 공격이다. 다른 하나는 경제적 공격이다. 수백만 명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서서히 죽어갈 것이고, 수십억 명이 더 큰 경제적 고통을 받을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이런 공격에 맞선 투쟁들을 단결시키고, 그 투쟁들이 야만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도전으로 전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