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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북한 로켓 발사 관련 기사를 읽고:
미국이 북한을 악마화하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 지적이 빠진 게 아쉬워

북한의 로켓 발사가 미국의 대북정책의 산물임을 지적하면서, 1991년 걸프 전쟁 직후의 상황과 현재 상황을 비교한 것과 클린턴 시절 북미관계가 좋았다는 잘못된 인상에 대한 구체적 반박 근거(1994년 한반도 전쟁위기,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를 제시한 것은 다른 사람과 토론할 때 논거로 삼기 위해 기억해 두고 싶을 만큼 매우 유용했다.

또 2006년 북한의 핵실험과 그 후의 2.13 합의에 대한 분석은 엉킨 실타래 같은 북미관계 변화를 한눈에 보이도록 잘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는데, 현재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각국의 상이한 태도 밑바닥에는 북한을 악마화해서 동북아에 개입할 구실을 만들려는 미국의 의도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은 점이 그것이다.

남한·미국·일본 정부가 북한의 로켓발사에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도 바로 북한을 악마로 만들어서 각국이 군사력을 증강시키거나 미국이 동북아에 개입할 근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지면이 제한돼 있지만 미국의 이러한 근본 전략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2가지다.

우선 단지 최근의 로켓발사만이 아니라 냉전 이후 미국이 북한 같은 세계 최빈국을 상대로 으르렁거린 이유를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중동만이 아니라 동북아만을 놓고 봤을 때에도 북한은 미국에게는 ‘위협’ 대상이 아니라 미국의 경쟁자로 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설명이 함께 있어야 중동에 발이 묶인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의 맥락이 더 분명해진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경제 위기가 더 심각해져서 중국과 미국의 자본가들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면 한반도 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둘째, 미국의 동북아전략의 실체를 분석해야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북미관계의 이미지(‘강대국 미국을 쩔쩔 매게 하는 북한의 외교력’)를 벗어나서 수년간 보아 온 지지부진한 회담과 군사적 긴장이 유지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부분적으로 미국의 목적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진정으로 제국주의를 패퇴시키는 것은 각국의 회담이나 군사력이 아니라 바로 반전운동과 같은 아래로부터의 투쟁이라는 점을 더 설득력 있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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