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 28일), 경찰은 촛불운동의 상징 중 하나였던 ‘고대녀’ 김지윤 씨를 체포했다.
용산참사 항의운동 이후, ‘상습시위꾼’ 검거에 혈안이 됐던 경찰은 김지윤 씨가 용산참사 항의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수차례 소환장을 발부했다. 김지윤 씨가 경찰의 부당한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급기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지윤 씨가 사는 집에 쳐들어 와 연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김지윤 씨는 촛불운동 기간 동안 ‘한승수 국무총리와의 대화’, ‘MBC 100분 토론’에서 정부의 논리를 속시원하게 반박해 수많은 촛불운동 참가자들의 대변자 구실을 했다. ‘고대녀’라는 애칭도 이때 생겼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촛불시위 때마다 거리의 연단에서 이명박 정부를 통쾌하게 비판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힘을 줬다. 그녀의 연설은 언제나 사람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런 그녀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한나라당 의원 주성영은 ‘고대녀’가 고려대 학생이 아니라며 근거 없는 음해까지 했지만 그녀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지금도 주성영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녀는 촛불운동 후에도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 용산참사 항의 시위, 각종 언론과 인터뷰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반서민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해 왔다.
학내에서도 그녀는 고려대 당국의 비민주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인 대학 운영에 맞서 소신있게 투쟁해 왔다. 이 때문에 2006년에 고려대 당국으로부터 출교라는 사상 유례없는 징계를 받았지만, 고려대 학생들과 사회 전반의 지지 여론을 등에 업고 복학했다. 그러나 고려대 당국은 재판부의 출교 무효 판결까지 거스르며 최근 다시 무기정학 징계를 내렸다. 그녀가 촛불운동에 참가해 같은 고려대 출신의 이명박을 비판한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징계 철회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김지윤 씨의 이런 활발하고 거침없는 활동은 이명박 정부에게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특히, 지금 김지윤 씨를 연행한 것은 내일(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이후 터져나올지 모르는 반이명박 행동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탄압의 일환이다.
이명박 정부가 탄압에 집착하는 것은 탄압에 의존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촛불항쟁 이후로 MB악법의 시동조차 제대로 걸지 못했다. 이명박은 최근 악랄한 탄압을 하며 다시금 MB악법을 추진하려 했지만,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낳은 거대한 반이명박 정서 때문에 다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국민 압도 다수가 공감하는 반이명박 정서를 대변한 ‘고대녀’는 체포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녀는 당장 석방돼야 한다. 김지윤 씨가 즉시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도록, 촛불운동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그녀를 방어하는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