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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브라더’처럼 감시하며 마녀사냥을 준비하는 MB정부

지난 1990년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으로 군의 민간인 사찰이 밝혀진 지 19년 만에 다시 국군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이 폭로됐다.

기무사는 민주노동당 최석희 비상경제상황실장, 엄윤섭 당원 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사찰 대상자들의 집과 사무실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모습도 촬영했다. 심지어 식사로 불고기와 함흥냉면을 먹고 찻집에서 고구마를 먹은 것까지 기록할 정도로 철저하게 일상을 감시했다.

사이버방호사령부 창설 반대 기자회견

이뿐이 아니다. 재일동포 학교에 책을 보내며 한국어 공부 지원, 한국 문화·역사 교육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는 민간단체 ‘뜨겁습니다’의 회원과 그림 작가, 출판사 관계자도 기무사의 사찰 대상이었다.

노래패 ‘우리나라’도 공안기관의 사찰 대상이었다. 재일동포 학교 공연차 일본에 간 ‘우리나라’의 공연 장면을 채증하도록 지시한 문건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내사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기무사에 질세라 국가정보원도 민간인 사찰에 열심이다. 쌍용차 파업 지지 집회에서 기무사 직원과 마찬가지로 국정원 요원도 불법 채증을 했다.

국정원은 또 인터넷 회선을 통째로 실시간 감청하는 ‘패킷 감청’을 하기도 했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그 가족이 인터넷에서 무엇을 열어 보고 읽고 쓰는지 통째로 엿보고 감시하는 비열하기 짝이 없는 행위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는 일부 활동가뿐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을 더한층 일상적으로 사찰, 감시, 통제하려 한다.

경찰은 최근 인터넷 웹사이트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검색,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경찰이 원하는 정보와 댓글, 첨부자료, 글쓴이 관련 자료가 자동으로 수집된다.

육군 사이버순찰대가 민간인 블로그까지 검열하며 글 삭제를 요구하는 등 활개 치는 것도 모자라, 이왕 들킨 김에 내놓고 하겠다는 심보인지, 아예 5백 명 규모의 사이버방호사령부를 창설해 노골적으로 인터넷 사찰을 하겠다고 나섰다.

역대 정권들은 자신들의 위기가 심해질 때마다 좌파를 마녀사냥해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예컨대 IMF 직후였던 김대중 정부 초기에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구속자 수는 전두환, 노태우 집권 초보다 오히려 많았다.

기무사를 비롯한 공안 기관이 민주노동당 활동가를 비롯해 총련 계열의 교포학교를 지원한 ‘뜨겁습니다’, ‘우리나라’를 계속 사찰한 점은 친북이라는 굴레를 덧씌워 조직사건을 터뜨리려는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을 준다.

이명박 정부가 더한층 강화하는 사찰과 통제에 맞서 진보진영은 사상과 정파를 떠나 단결해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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