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특권교육에 맞선:
교육 혁신 열망의 대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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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대거 당선했다. 당초 쉽게 당선이 예상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뿐 아니라 5명이나 더 당선해 서울, 경기, 강원, 광주, 전남, 전북 등 무려 6명의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인천과 부산은 아쉽게도 당선하지 못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정부와 우파들의 광기 어린 북풍 몰이와 발악적인 반전교조 공세도 더 나은 교육에 대한 열망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번 선거로 국민의 대다수가 MB의 부자 맞춤형 특권교육·무한경쟁교육을 거부하고, 무지막지한 전교조 탄압에도 반대한다는 것이 밝히 드러났다.
특히, 서울의 곽노현 후보가 초박빙의 접전 끝에 우파 후보 이원희를 누른 것은 통쾌하기 짝이 없다. “교원평가로 교원 10% 퇴출”, “반(反)전교조”를 핵심 기치로 내건 이원희의 패배는 MB 교육과 전교조 마녀사냥에 치명타를 날렸다.
강원도 교육감(민병희)과 광주시 교육감(장휘국)에 전교조 지부장 출신이 당선한 것도 뜻깊다.
통쾌
진보 교육감의 대거 당선은 진보진영의 폭넓은 단결을 통해 이뤄낸 쾌거다. 일부 민주당 세력도 진보 교육감 당선에 기여했지만, 진정한 동력은 대중의 개혁 열망과 그에 부응한 진보진영의 광범한 단결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은 정당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선거 전 〈조선일보〉 등 우파들이 우려했듯이 MB 교육 정책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자사고 확대, 일제고사, 성적 공개, 교원평가제, 전교조 탄압 등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우파들이 이대로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머릿속을 온갖 보수적 쓰레기더미로 채워 넣지 않으면 통치가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더욱이 이번 지방선거 전반에서 확인된 높은 반이명박 정서로 이명박의 정치 위기가 가속될 것이므로,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강화할 필요성은 더 커진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도 그런 필요를 드높인다.
선거 뒤에도 경제 위기의 대가를 노동계급 대중에게 계속 전가할 것이므로 교육 복지는 여전히 뒷전에 놓일 것이다.
형편 없는 교육 여건의 책임을 떠넘기고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기 위해 전교조 탄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민심을 무시하고 행동하는 데 이골이 난 우파들은 진보 교육감을 흔들기 위해 온갖 음해와 방해 공작 일삼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김상곤 교육감이 고발당했듯이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이용해 진보 교육감을 옥죄는 시도를 서슴지 않을 것이다.
부르주아 언론들은 ‘교육의 이념적 중립성’을 내세워 진보 교육감을 위축시키고 길들이려 노력할 것이다.
진보 교육감의 임무는 막중하다. 진보 교육감은 예상되는 탄압 위협과 이데올로기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거 때 약속한 교육 개혁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교육계의 썩은 병폐를 도려내고 새로운 교육 개혁을 실험하는 과업이 단지 진보 교육감 6명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진보 교육감 당선의 일등공신인 진보진영의 결집이 선거 뒤에도 지속돼야 하며, 이런 결집을 통해서 더 광범한 대중을 결속시킬 때만 진보 교육감의 개혁 시도가 성공할 수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 때 보여 준 진보진영의 단결이 지속·강화되려면, 진보 교육감은 부르주아적 명망성의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운동의 원칙을 일관되게 지키며 운동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
김상곤 교육감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체로 진보적 교육 개혁의 과제를 잘 제시했지만, 몇몇 약점도 드러냈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진행된 수도권 교육감 후보 공동기자회견에서 입시경쟁교육 반대라는 원칙에 위배되는 ‘대학입시 대응능력 강화’라는 내용이 포함됐고, 김상곤 선본은 〈조선일보〉에 그런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명박의 교원평가제를 좀 더 분명히 비판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막중
전교조 탄압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치러진 선거에서 곽노현·김상곤 후보가 전교조를 분명하고 단호하게 방어하기보다 전교조와 거리를 두려는 인상을 준 것도 아쉽다. 특히 민주노동당 후원 문제로 1백69명의 교사들이 파면·해임될 위기에 놓였는데, 한나라당의 이중 잣대만 비판하고 징계 여부는 법적 절차에 따르라는 논평을 낸 것이 그렇다.
교과부의 전교조 교사 대규모 해임 계획은 철회되지 않았다. 규약 개정 강요 건도 남아 있다. 앞으로 진보 교육감들은 전교조 탄압에 일관되게 맞서야 한다.
곽노현·김상곤 후보 등이 현행 교원평가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니만큼, 진보교육감은 교원평가제 실시를 중단시키고 학교 교육 환경 전반의 개선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다. 또, 학부모단체들과 맺은 협약식에서 약속했듯이, 일제고사로 파면·해임된 교사들을 즉각 복직시키기 위해서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진보 교육감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운동의 대의를 방어하고 아래로부터 운동을 고무해야 한다. 진보 교육감 당선을 계기로 조직된 운동 세력들과 미조직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힘을 합쳐 즐거운 ‘교육 혁명’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