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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상황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호기가 폭발한 지 다섯 시간이 지난 뒤에야 폭발을 공식 인정했다. 반경 3킬로미터로 제한됐던 대피 범위도 이때서야 반경 20킬로미터로 확대됐다. 본격적으로 주민 대피가 이뤄진 것도 이때부터였다. 일본 언론들은 지금까지 최소 1백90여 명이 직접적으로 방사능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폭발 당시는 물론이고 폭발 전까지 원자로 내부 압력을 낮추려고 외부로 뽑아낸 방사성 증기가 얼마나 많은지, 그 피해가 얼마나 될지 아직 아무것도 공개된 것이 없다.

일본 관방장관 에다노는 기자회견에서 “방사능 유출이 증가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기자들도 이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일본 시민단체들이 후쿠시마 핵발전소 수 킬로미터 외곽에서 측정한 방사능 수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지만 일본 통상산업성 원자력 안전·보안원이 발표하고 있는 자료에는 그 수치가 평소와 다름 없이 낮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 정부가 체계적으로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 사실 은폐, 뒤늦은 대응,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에너지, “안전하다”는 말과 달리 악화하는 상황. 이번 사고가 역사상 최악의 핵발전 사고로 알려진 1986년 체르노빌 사고나 1979년 미국 드리마일 섬 사고와 빼닮은 점이다.

영국 언론 〈BBC〉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의 원전 사태가 체르노빌의 상황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운이 좋아 이 원자로들이 이대로 식어 버린다고 해도 후쿠시마는 체르노빌과 드리마일에 이은 최악의 핵 사고로 기록될 것이다. 후쿠시마에는 바닷물을 쏟아 부어 쓸모없게 돼 버린 두 덩어리의 초대형 고준위 핵폐기물(핵발전소 그 자체)이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고준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을 찾은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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