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현장을 가다 ①: 울산, 부산, 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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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차, 석유화학단지
“현대차를 멈췄다. 노동자의 힘을 확인하다”
김지태
6월 8일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이 시작되면서, 울산 석유화학단지, 현대자동차, 울산신항 등에서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진입 통로 네 곳과 울산신항은 화물 노동자들의 통제로 화물차들이 지나다니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21개 기업들의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농성 중인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바로 이런 상황을 우려해서 정부는 파업을 탄압하고 있다. 파업 첫날부터 석유화학단지에서 투쟁하는 노동자 4명을 연행했고, 노조 간부 1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굳건히 버티며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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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도 생산에 타격이 커지고 있다. 카캐리어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사용자 측이 완성차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차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화물 노동자들도 일손을 멈췄다. 화물차로 항상 붐비던 현대차 울산공장 앞은 대낮에도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이로 인해 현대차 울산공장은 6월 8일부터 라인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화물 노동자들이 운송하는 철강, 타이어 등 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인 자재 수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타격이 누적되고 있다고 한다.
사용자 측은 파업에 대비해 부품을 미리 챙겨놨고 대체 차량을 급히 투입했다. 그러나 파업이 본격화되고 길어지면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사용자 측이 생산 효율성을 높이려고 만든 적시 생산 시스템
정부와 기업주
자신감
6월 8일부터 울산
한 노동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업 노동자들은 자동차 부품을 실어 나르는 비조합원 차량들에 팻말을 들어 보이며 연대를 호소했다. 파업 노동자들이 비조합원 차량을 막아서 돌려보낸 곳도 있었다. 비조합원이 파업 노동자들에게 공감을 표현하며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농성에 참가한 노동자 중에는 지난 4월, 3일간의 단호한 파업으로 현대차 생산에 타격을 입히고 승리한 화물연대 세원지회 조합원도 있었다.
현대
노동자들은 화물 노동자 파업을 적극 지지했다고 한다.
이런 기층의 연대가 더 확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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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정부의 현 대책은 무용지물. 우리는 절박합니다”
정성휘
화물연대 부산본부, 위수탁본부 소속 노동자들이 부산신항에서 투쟁하고 있다. 부산항은 2020년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7위를 기록한 국제적인 물류 중심지다.
화물 노동자 800여 명이 매일 아침 부산신항 앞에 모여 결의대회를 하고, 부산신항 이곳저곳의 입구와 북항, 배후 단지 등으로 흩어져 봉쇄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대체수송 등 파업 파괴 행위에 항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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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상황이 심각해 투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유가와 안전운임제 일몰에 대한 불만이 높아서 비조합원들도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소수이지만 비조합원이 집회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집회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수송을 하지 않는 식으로 파업에 힘을 실어 주는 비조합원도 꽤 있다고 한다. 덕분에 이전 파업 때보다 항만에 오가며 사측의 파업 파괴 시도에 동참하는 차량이 눈에 띄게 적다고 한다.
이렇듯 고통스러운 현실에도 윤석열 정부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노동 기치를 분명히 한 정권답다. 노동자들은 투지를 보이고 있다.
고정기 양산지부장은 이 투쟁이 화물연대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고 말했다. 안전운임제로 도로의 안전이 나아지게 됐기 때문이다. 안전운임제가 후퇴하면 도로의 안전도 후퇴할 수 있다.
고정기 지부장은 서민들 생계난에 관심 없는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며, 이 투쟁이 고물가
옳은 말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은 광범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고정기 지부장은 민주당의 위선을 꼬집었다.
파업 첫날 결의대회에서 집회 대열 옆으로 부산신항에서 빠져나오는 열차가 연대와 지지의 의미로 경적을 울렸다. 화물 노동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때마침 연대 발언 중이던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장은 대체수송 거부지침을 약속했다.
한 노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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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비조합원들도 참여. 일요일처럼 차가 없어요”
강철구, 백선희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입 화물의 보관과 운송을 담당하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 운전하는 군차량이 대체차량으로 출입하고 있고, 일부 화물차들이 경찰의 보호 하에 출입하고 있을 뿐이었다. 경찰은 이들 차량들을 출입을 위해 6월 10일에 기지 출구에서 화물차의 출차를 막던 조합원 7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의왕ICD는 지난 3년간 안전운임제를 적용받아 온 수출입컨테이너 차량이 출입하는 곳이다. 안전운임제로 과적, 과속, 과로가 줄고 노동조건이 개선됐는데, 투쟁으로 얻은 노동조건 개선을 뺏어 가려 하니 비조합원들도 분노할 수밖에 없다.
권정만 서경지부 조합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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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차량을 운전하는 한 노동자는
안병대 화물연대 홈플러스지부장은
한 노동자는
노동자들은 정부가 기름값 인상에 대한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물류 소속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강성학 카캐리어파인 분회장은 안전운임제가 전체 화물 노동자들에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캐리어 노동자들의 불만은 노조 가입 증대로 이어졌다. 기아차를 수송하는 백현관 카캐리어현성 분회장은 말했다.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쉽게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장기전을 각오하고 투쟁에 돌입했다는 노동자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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