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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박근혜를 더 두들겨라
대세론이 ‘필패론’으로 바뀌는 이유

박근혜 대세론이 ‘박근혜 필패론’으로 바뀌면서 집권당이 자중지란에 빠져드는 듯하다.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 이후 반우파층이 결집하며 지지율 1위를 추월당하고 일대일로는 문재인에게도 뒤지는 상황이 한 달 가까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감 때문에 추석을 앞두고 5·16과 유신이 “헌법 가치 훼손”이라고까지 ‘양보’했지만, 별무효과다. 박근혜는 정작 인혁당 문제 사과를 건의한 당 대변인 홍일표를 잘라냈고, ‘사과’ 당일 부산에 내려가 말춤을 추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래서 10월 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당 전면 쇄신과 친박 측근 총사퇴 등이 거세게 제기됐다. “[박근혜가] 머리 풀고 몸뻬라도 입고 나올 정도로 변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친박들의 반발 때문에 이런 쇄신도 어려울 뿐 아니라,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섣부른 ‘쇄신’ 시도가 오히려 붕괴를 낳을 거라는 위기감도 제기되고 있다.

위기 돌파를 위한 외연 확대 차원에서 끈 떨어진 동교동계 한광옥을 영입했으나, 앞서 영입한 안대희가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같은 날 또 다른 영입인사 김종인은 “경제민주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당은 아무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 이런 식으로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결별을 암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박 측근들의 골프 회동 추문, 선거 돈 살포 추문에 박근혜 사촌들의 부정축재 의혹까지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총체적 위기 시점에서 박근혜가 직접 건의까지 한 무상보육 정책에 이명박 정부가 어깃장을 놓고, 내곡동 특검 임명을 거부했던 것도 의미심장하다.

새누리당은 내곡동 특검에 대해 청와대 편을 들면서도 이명박이 특검을 거부하면 생길 파장에 곤혹스러워했다.

이런 혼란과 동요는 이명박의 레임덕과 박근혜의 딜레마가 겹쳐진 결과다.

박근혜의 우파적 본질 때문에 중도적 외연 확대가 필요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너무나 작다. 이런 상황에서 우파 결집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생기면 안 되므로 이명박을 내칠 수도 없다.

이런 모순과 한계 때문에 박근혜는 그동안 우파 결집과 중도적 외연 확대 사이에서 동요해 왔고, 이명박과도 확실한 차별화를 못 하고 줄타기를 해 왔다.

그런데 수도권과 청년세대 사이에서 반우파 정서가 커지는 것을 놔두면 대세론은 무너지게 된다.

투표 시간 연장 제안을 결사 반대하듯이, 젊은 층이 투표소로 몰려오면 멘붕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베드로가 예수를 배반한 것처럼 아버지를 부정”했지만, 그럼에도 베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박근혜도 박정희의 사도이길 포기한 것은 아니다. 결국 박근혜의 모순과 위기는 박근혜가 우파적 정체성과 기반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진보진영은 ‘박근혜 필패론’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공격과 행동에 더 박차를 가하며 독자적 대안을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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