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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주말 특근 거부 투쟁이 보여 준 것:
심야노동은 폐지됐지만 노동시간은 여전히 길다

다시 꿈틀거리는 현대차 노동자들 8주간의 정규직 특근 거부 투쟁에 힘입어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4월 26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결의대회. ⓒ이윤선

4월 26일 현대차 문용문 지부장이 대의원대표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특근 문제를 합의했다.

합의 내용을 보면 3월부터 강해진 노동강도가 주말 특근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게다가 기존 임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매주 특근을 해야 해서 주 6일 노동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 현대차 사측은 이 합의에 대해 ‘주말에도 평일처럼 2개조를 운영할 수 있어서 기존보다 오히려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문용문 지부장의 이번 합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반발은 정당하다.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은 그동안 8주째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주말 특근 거부 투쟁으로 생산 차질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정몽구가 직접 나서 국내 생산을 축소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는데, 자동차 생산은 쉽사리 생산 물량을 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량 이전을 위해서는 라인 재조정 등 쉽지 않은 작업이 필요하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게다가 현대·기아차는 몇 년째 순이익 기록을 경신해 왔다.

특근 거부 투쟁은 주간연속2교대 투쟁의 연장선에 있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투쟁해 심야노동은 폐지했지만, 미완의 쟁점이 많이 남아 있다. 지난해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52.7퍼센트가 찬성해 가까스로 반수를 넘었다.

이런 불만과, “3년 무쟁의”를 뚫고 벌인 지난해 투쟁에서 얻은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주말 특근 거부 투쟁의 밑바탕에 있었다.

주간연속2교대 도입의 핵심은 심야노동 폐지와 노동시간 단축이다.

노동시간 단축 투쟁은 자본주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공장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돌려 이윤을 뽑아내려는 자본가들과 이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의 역사였다.

2천5백 시간

심야노동은 폐지됐지만, “현대차에 기술직(생산직)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여전히 2천5백 시간에 육박한다”(박태주, “현대자동차 주간연속 2교대제의 합의 내용과 평가”)는 지적도 있다.

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은 1천7백64시간인데, 한국 평균 노동시간은 무려 2천2백32시간이다(2010년 기준). 주간연속2교대가 도입됐어도 현대차 노동자들은 OECD에서 가장 긴 한국 평균 노동시간보다 더 오래 일해야 한다.

따라서 주말 특근 거부 투쟁에는 주6일 근무 고착화라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반감이 반영돼 있었다. 게다가 노동강도 강화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 주간연속2교대 도입으로 노동강도가 강해졌는데 이것이 주말 특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말 특근을 통해 사측은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강도는 높이며, 생산량은 유지하려 한다.

지난해까지 현대차 사측이 곳간에 쌓아 놓은 사내유보금이 무려 33조 원이다. 왜 노동자들이 양보해야 하는가.

주말 특근을 폐지해야 온전한 주5일 근무를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특근이 폐지되더라도 임금이 감소해서는 안 된다. 바로 “임금 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의 일환이고, 이는 특근 거부 투쟁이 보여 준 힘을 제한할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확대·강화해서 나아가야 할 과제다.

“임금 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확충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확충해야 하고, 여기에 비정규직 노동자(사내하청과 촉탁 계약직)들을 채용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연결되는 것이다.

최근 특근 거부 투쟁의 분위기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투쟁을 재개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의 투사들은 이번 합의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럴 때 투쟁은 서로 힘을 받으며, 현대차 사측에 더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