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금인상 투쟁은 정당하다:
파업으로 정몽구 몫은 줄이고 노동자 몫을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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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교섭이 결렬되면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쟁의행위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지부는 기본급 인상, 상여금 인상 등으로 생활임금 확보, 고용안정 확보, 몇 년째 최고치를 경신한 이윤의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정당한 요구에 현대차 사측은 시간끌기로 일관하며 오히려 개악안을 내밀었다.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준비에 들어가자, 사측과 우파언론은 길길이 날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한국 경제의 중요한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는데다, 잘 조직된 민주노조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 〈한겨레〉도 이 대열에 동조하고 있다.
“현대차 국내공장에서 ‘자동차 한대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HPV)은 30.5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18.6)의 1.6배다. 지엠(21.9), 포드(20.6), 닛산(18.7)보다도 뒤떨어진다. 그런데도 미국 공장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7만~8만 달러로, 한국보다 1천~2천 달러가 적다.”(“현대차 노사는 공멸을 원하는가”, 〈한겨레〉 8월 3일치)
‘HPV 비교’는 우파 언론이 노동자들을 공격하려고 자주 써먹는 개념이다. 그러나 현대차 사측조차 그 허구를 인정하고 있다. “‘HPV’ 지표의 한계는 동일 차급 외에는 차종 간 1:1 비교가 불가능하고, 공장 간 외주화와 자동화 비율을 반영하지 못한다.”(현대차 사측 생산운영실, 〈생산성에 대해 알아 봅시다〉)
미국 공장 노동자들과 임금 비교도 번짓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앨라바마 공장은 2005년에 완공돼 한국 공장 노동자들과 근속년수 차이가 크다.
게다가 한국 현대차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2011년 기준으로 자동차 산업 시간당 평균임금은 미국 38달러, 독일 60달러, 일본 37달러, 현대차 34.8달러로 추정된다.”(현영석 한남대 교수)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임금을 벌충하려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의 주장은 한국 공장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끌어내리자는 뜻밖에 안 된다.
현대차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은 ‘노사 공멸’이 아니라 정몽구와 사측의 이윤을 줄여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킬 것이다. 그리고 현대차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은 기준점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이 나라 전체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따라서 현대차 노동자들은 지난해처럼 부분파업으로 힘을 제한하지 말고 전면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기준점
상반기 특근 거부 투쟁은 현대차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불충분한 주간연속2교대에 대한 불만도 크다. 이런 불만과 자신감을 투쟁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기본급을 비롯한 임금을 대폭 올리고,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비정규직 문제 해결도 여전히 중요하다. 〈조선일보〉는 희망버스를 비난하며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한다면 ‘폭력 버스’ 같은 시위에 몰두할 게 아니라 임금과 고용유연성 등에서 자기들의 특권부터 양보해야 한다”며 정규직 노동자들도 겨냥했다. 경찰은 문용문 지부장을 포함한 정규직 활동가들에게도 소환장을 발부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은 바로 정규직에 대한 공격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는 것뿐 아니라, 올 정규직 임단투 쟁의에서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요구를 함께 내걸고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윤에 타격을 주고, 신규채용을 강행하는 사측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정규직 투쟁에 대한 온갖 왜곡과 비난에 맞서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동자들의 공동투쟁도 중요하다. 현대차지부가 폭로한 사측의 문건을 보면 현대·기아차 공동 투쟁을 이간질하려 안달이 나 있다. 저들의 두려움을 보여 주는 것이다.
공동의 적에 맞서 공동 투쟁을 벌여 현대차 사측을 물러서게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