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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제국주의를 찬양하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불채택 운동을 광범하게 벌이자

8월 말,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이 집필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최종 검정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반발해 전교조를 포함해 광주시교육청,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야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검정합격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는 “근로정신대와 위안부를 구분하지 못하고, 친일로 판명난 〈동아일보〉 설립자 김성수를 항일 인사로 되살리고, 쿠데타와 유신을 정당화”하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학교 배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쿠데타, 독재를 역사의 박물관에서 꺼내려는 우파 과거를 왜곡해 현재도 왜곡하려 한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사진 출처 InSapphoWeTrust (플리커)

뉴라이트는 기존 역사교과서를 ‘민중사관’, ‘남로당식 사관’, ‘좌편향’으로 낙인찍어 왔다. 뉴라이트는 이승만과 박정희를 각각 ‘건국의 아버지’, ‘산업화의 아버지’ 따위로 미화하며 ‘자유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고 주장해 왔다.

역사전쟁

그러나 언론·출판의 자유조차 인정하지 않은 독재체제를 ‘자유민주주의’라고 위선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현대사에서 기득권을 누려 온 세력들한테 정당성을 부여”(한홍구 교수)하는 정치적 시도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친일파와 영합한 이승만을 “국민적 영웅”으로 추켜올리고 있다. 광복 이후를 서술한 대목에서는 미국 제국주의 억압의 역사도 부정한다.

뉴라이트 등 우익은 자신들 입맛대로 역사를 왜곡하는 ‘역사전쟁’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서울대 교수 박효종은 2005년에 ‘교과서포럼’을 만들었고 2008년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를 발간해 이데올로기 투쟁을 전개했다.

그리고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를 ‘좌편향’ 교과서로 낙인찍고 내용을 수정케 만들었다. 이 자는 박근혜의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정무분과 간사를 맡기도 했다.

박근혜는 2008년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필자들에게 “후손들을 위해 큰일을 하셨다”고 칭찬했다.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가 박정희의 10월 유신을 합리화했기 때문이다.

이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도 박정희의 5·16쿠데타를 합리화하고 10월 유신을 “북한의 남한 공산화 시도로 인한 긴박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그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친일파를 옹호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것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이 식민지 근대화론의 관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식민지 시대가 ‘시장경제’의 초석을 놓고, 근대화의 토대를 닦은 시기”라며 제국주의를 미화한다. 이 논리는 해방 후 한반도 남쪽에 형성된 자유시장경제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5·16쿠데타를 ‘근대화 혁명’으로, 박정희를 ‘산업화의 아버지’로 미화하는 논리의 기초를 마련했다.

과거 일본에서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는 후쇼샤 교과서가 나왔을 때, 일본의 역사교사들과 양심적 시민단체들이 합심해 채택률을 0.01퍼센트 미만에 그치게 한 적이 있다.

전교조 등 진보단체들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채택되지 못하도록 광범하게 불채택 운동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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